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SVB 사태 덕분? 고정·변동 대출금리 다 내렸다
은행채 금리 급락...인하세 지속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은행채 금리 급락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하향 조정되면서 고정·변동을 막론한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4.095%로 SVB 파산 결정이 나기 이전인 8일(4.473%)과 비교해 약 0.4%포인트 급락했다. 이로써 은행채 금리는 본격적인 상승세가 시작되기 이전인 지난 2월 초 수준으로 돌아왔다.

이같은 현상은 금리 인상 여파로 SVB가 파산하자, 미 연준(Fed)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채권 금리가 흔들리자, 은행권 대출금리도 재조정됐다. 은행채 5년물(AAA)을 기준으로 하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지난 8일 4.49~6.45% 수준에서 이날 기준 4.20~6.23%로 하락해 단 며칠 만에 상·하단이 각각 0.22%포인트, 0.29%포인트가량 내렸다. 여기에 은행채 6개월물을 기준으로 하는 신용대출 금리 또한 5대 은행 전체에서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

주담대 변동금리에서도 인하 움직임이 나타났다.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월 기준 신규 코픽스는 전월(3.82%) 대비 0.29%포인트 감소한 3.53%로 집계됐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날부터 하향 조정된 코픽스를 반영했다. 이에 지난 8일 4.53~6.39% 수준이던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현재 4.22~6.22%로 상·하단이 각각 0.17%포인트, 0.31%포인트 내렸다.

은행채, 코픽스 등 준거금리가 동반 하락하면서 은행권에도 금리 조정의 여유가 생길 전망이다. 대출금리 인하세를 유지하면서도, 가산금리를 일정 부분 높여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은행채 5년물 금리는 0.4%포인트가량 하락했으나, 이를 반영하는 각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0.2~0.3%포인트가량 줄어들며 일부 상품의 가산금리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SVB 파산의 여파가 국내은행의 자금 조달 등에 영향을 미쳐 은행채 스프레드(국고채와 은행채의 금리 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은행채 가격이 하락하며, 금리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는 SVB 사태가 은행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며, 당분간 은행채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가 은행채 스프레드 확대나 건전성 위험 등으로 국내 은행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기본적으로 긴축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 향방이 결정되기까지 당분간 금리 인하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