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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근길 답답했는데 환영” vs “지옥철 감염, 불안”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권고로
숨차고 습기로 불쾌 “해제 다행”
일부는 “지하철에선 계속 쓸 것”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오는 20일부터 버스와 전철 등 대중교통에서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자율로 전환된다. 이상섭 기자

#.15일 오전 8시 서울 강남구 선릉역 1번 출구 앞 버스정류장. 버스가 가까워지자 탑승 대기 중이던 승객 10여 명의 손이 분주해진다. 주섬주섬 가방을 뒤져 마스크를 꺼내거나 턱에 걸쳐놓은 마스크를 코까지 올리는 모습이 눈에 띈다. 잠시 후 8시 20분 지하철 2호선 선릉역 열차 탑승구. 하차 승객 일부가 답답했다는 듯 하차하자마자 마스크를 턱 밑으로 끌어내린다. 지하철 출구에 가까워질수록 마스크를 벗는 시민이 많아졌다.

대중교통 속 마스크 풍경이 달라지게 됐다. 급하게 주머니 속 마스크를 꺼내 쓸 필요가 없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15일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에서 권고로 전환했다. 시행은 20일부터다. 마스크로 인해 답답했던 사정을 털어놓으며 마스크 해제를 반기는 목소리도 있지만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의 대표인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해제는 시기상조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 “땀 젖은 마스크 안녕” 해제 반기는 직장인들=매일 아침 버스를 타고 서울 금천구에서 경기도 광명으로 출근을 하는 직장인 강모(31)씨는 “바쁘게 뛰어서 버스를 탑승하면 숨이 차서 힘들 때가 많았다”며 “식당, 쇼핑몰, 영화관 등 사람이 많은 곳에서도 마스크를 벗는데 대중교통에서 써야하는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강서구에 거주 중인 직장인 김모(40)씨 역시 “3월 들어 날씨가 따뜻해지니 마스크가 땀에 젖는 일이 많아졌다. 출근길 ‘지옥철’에 있으면 마스크에 습기가 들어찼다”며 “봄, 여름이 되면 마스크로 느끼는 불편함이 더 컸을텐데 적절한 때 해제돼 다행”이라고 했다.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 해제가 가져올 분위기 변화를 반기는 목소리도 있다. 미용업에 종사 중인 김모(33)씨는 “실내 마스크 해제 조치가 풀렸지만 직원은 마스크를 써야 한다. 의무화가 완전히 풀린 게 아니라 매장 방침을 반대할 명분도 없었다”며 “대중교통까지 마스크를 벗어도 되면 실내에서도 좀 더 자유롭게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기대 중”이라고 했다.

▶ “고령층·밀집 공간 감염 위험 높아” 우려 목소리도=우려 목소리도 높았다. 버스 탑승을 대기 중이던 직장인 서모(44)씨는 “10년 넘게 일하면서 출근길 버스나 지하철이 여유로운 걸 본 적이 없다”며 “옆 사람 숨결이 느껴지는 출근길에 누군가 기침을 하면 주변이 다 감염될 수도 있다. 대중교통은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35)씨 또한 “몸 가누기도 어려운 ‘지옥철’에서 서로 입김을 들이마셔야 하는 상황인데 위험하다”며 “해제해도 마스크를 꼭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남구 역삼동에 거주 중인 강모(77)씨는 “고령층에게 마스크 해제는 남 이야기다. 70대 친구들 10명 모두가 안이든, 밖이든 마스크를 쓴다”며 고령층 감염 위험을 걱정했다.

병원, 약국, 장기요양기관 등 고위험군이 많은 공간에서는 당분간 마스크 착용이 유지된다. 다만 마트·역사 안 개방형 약국에서는 20일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서울 강남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김모(50대)씨는 “병원 내 약국은 위급환자들이 조제된 약을 받으러 오는 경우가 많아 건강에 더 유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마스크 착용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철·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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