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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그니처은행 폐쇄…제2, 제3의 SVB 나오나[SVB 파장]
로펌 전문 은행 시그니처은행이 두번째
부동산 대출 노출많은 은행 고위험군
1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시의 시그니처뱅크 본사 입구 모습.[로이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시그니처은행도 폐쇄됐다. 부동산 대출에 많이 노출된 중소 지역은행이 다음 주자가 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州)의 규제당국 금융서비스부(DFS)는 이날 뉴욕주 소재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임명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시그니처은행은 오랫동안 로펌을 주 고객으로 현금 관리 서비스부터 클라이언트 돈을 보유하기 위한 에스크로 계좌 등을 제공해 왔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그니처은행의 예치금은 885억9000만달러(약 117조원) 규모다. 미 재무부를 비롯한 은행 감독당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시그니처은행의 모든 예금자 자산을 보장하겠다면서도 “손실을 납세자가 감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SVB에 이어 시그니처은행이 문을 닫자 부동산 대출에 많이 노출된 중소 지역은행이 다음 타자로 거론되는 등 금융권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틀간 주가가 54% 폭락한 팩웨스트 뱅코프는 대출의 3분의 2가 부동산과 연관돼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틀간 29% 급락한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 역시 몇 년간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사업에 집중하면서 대출을 급속도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SVB 파산 직후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 지점들에 인파 수십 명이 몰려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이 일어났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는 서부와 동부 해안을 중심으로 미국 11개주에 80개 지점을 두고 있다.

인출 규모가 커지자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는 성명을 통해 “지속적으로 안전을 관리하고 있고 유동성 또한 충분하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들 은행의 주가 폭락은 부동산과 모기지가 연준의 금리 인상 여파로 향후 몇 달간 부진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시장은 최근 연방준비제도(Fed)가 다가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보폭을 다시 넓힐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 은행들을 비롯해 일부 부실 은행이 정리되더라도 2008년 금융위기때처럼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CNBC는 SVB와 시그니처은행 모두 IT와 바이오스타트업, 로펌 등 특정 분야에 쏠린 은행이라는 점, 초과 현금 대부분을 미 국채에만 투자해 보유한 SVB 사례는 흔치 않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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