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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한일협력·방사능 투트랙 대응…오염 수산물 차단·바닷물 감시 강화[日원전 오염수 방류 초읽기]
후쿠시마 인근 8개 현 수산물 수입 금지 유지하고 감시 강화
원산지 표시 품목도 확대…명절·김장철엔 특별점검도 실시
해양환경 영향 감시 확대…조사 정점 늘리고 선박평형수 검사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환경운동연합 등 참석자들이 ‘일본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오염수 해양투기계획 철회’를 촉구하며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정부가 ‘수산물 수입 금지, 해양 방사능 조사 확대’라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대응 방침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확인됐다.

일제 강제징용 배상 해법이 발표되는 등 한일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방사능은 국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기존 대응책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는 일본이 해제를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 차원에서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

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정부는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에 대한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에 대한 수산물 수입을 일절 금지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반발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우리나라를 제소했으나, 2019년 4월 12일 최종 판정에서 한국의 수입 규제 조치가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수입 금지 이후 일본에서 매우 강하게 반발했으나, WTO에서 이미 정당한 금지라고 결론이 난 건”이라며 “(한일관계와 수입금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에 기존 조치는 유지하고, 오히려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며 수입과 유통 과정에서 원산지 표시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8개 현 이외 수입 수산물에 대해서도 안전 관리를 강화한다. 해수부는 일본산 등 수입수산물에 대한 유통이력 관리와 음식점 원산지 표시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원산지 의무표시는 연중 상시 점검한다. 수산물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인 명절과 김장철엔 명예감시원과 함께하는 특별점검도 실시할 예정이다. 추후 국민 우려가 생기는 품목에 대해서는 수입수산물 유통이력관리 시스템으로 파악한 취급업체를 전수조사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국내 생산 수산물 방사능 검사 인프라를 확충하고, 대상 범위도 확대했다. 방사능 검사장비는 지난해 15대가 추가돼 총 32대로 늘어났다. 이에 올해부터 방사능 검사대상을 기존 100품종에서 국내에서 생산되는 전 품종으로 확대했다. 검사 건수 목표도 전년 목표인 4000건에서 2배 이상 증가한 8000건 이상으로 잡았다.

해양 환경에 대한 감시는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그동안 해수 내 방사능 농도는 위험 수준을 나타낸 바 없으나, 그럼에도 만일에 대비해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해수부는 올해 2월부터는 기존 45개 해양 방사능 조사정점에서 주요 수산물 생산해역 등을 대상으로 한 7개 정점을 추가해 총 52개 정점으로 확대했다. 격월 조사하는 주요 정점도 22개에서 29개로 늘렸다.

후쿠시마 인근 6개 현에서 주입한 ‘선박평형수’를 주입한 선박은 우리나라 관할 수역 밖에서 선박평형수를 교환한 후 입항토록 했다. 해당 선박평형수에 대해선 이동형 방사능 측정 장비를 활용해 오염 여부를 전수 조사한다. 선박평형수는 선박 운항 때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배 아래나 좌우에 설치된 탱크에 채워넣는 바닷물을 말한다.

현재 연구에 기반하면 오염수 방류가 우리나라 해수 방사능 농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하다. 다만, 추후에 해양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해양과기원) 해양환경연구센터와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이 발표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의한 해양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한국 관할 해역에 유입되는 삼중수소는 2년 후 0.0001Bq/㎥ 농도로 일시적으로 유입됐다가 4∼5년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온다.

10년 후엔 약 0.001Bq/㎥ 내외로 수렴한다. 국내 해역의 기존 삼중수소 농도가 평균 172Bq/m³인 것을 감안하면 10만분의 1 수준이다. 이 정도 수치는 분석기기로 검출하기 힘든 수준의 농도로 전해졌다.

다만, 연구팀은 후쿠시마 오염수가 국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아예 없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삼중수소의 농도 변화를 분석했을 뿐이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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