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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터리한 주식시장…금리 치솟는데 여전히 뜨거운 증시, 왜?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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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투자자들이 채권 시장에서 보내고 있는 ‘침체’ 신호를 무시한 채 증시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에 미국 월가(街) 전문가들이 ‘미스터리’에 빠졌다.” (미국 경제지 파이낸셜익스프레스)

금리가 상승할 경우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한다던 ‘경제 상식’에 금이 가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미 국채 금리의 가파른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코스닥 역시 연초 급등한 주가 지수를 꾸준히 지켜내는 모양새다.

‘불황’의 전주곡으로 잘 알려진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이 장기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선호 현상 역시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美 국채 2·10년물 92.2bp까지 역전…韓美 증시는 ‘활활’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현지시간) 기준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4.886%, 국채 10년물 금리는 3.964%로 전날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올 들어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최저점(1월 18일·4.076%) 대비 최고점(3월 2일·4.904%)까지 0.828%포인트 올랐다. 2년물 금리는 미 연준의 금리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연초부터 계속된 추가적인 금리 인상 등 연준 내부에서 강화된 ‘매파(긴축 선호)’적 분위기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이 기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저점(1월 18일·3.375%) 대비 최고점(3월 2일·4.073%)까지 0.698%포인트 올랐다.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폭이 점점 더 커지며 ‘침체’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증시 호조가 이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미 3대 주가지수 중 나스닥 지수는 올 들어서만 12.41%나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각각 5.86%, 0.89% 상승했다. 국내 증시는 한술 더 떠 코스피가 10.65% 오를 동안 코스닥은 무려 21.59%나 상승했다.

크리스 자카렐리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증시 투자자들이 과거 주식 시장의 무덤(graveyard)이라 불리던 (금리 상승) 국면을 신나게 휘파람 불며 유유히 지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리 상승 장기화에 증시 참가자 내성 생겨

이 같은 주식 시장의 ‘미스터리’가 증시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을 무시하고 있는 탓에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고점에 근접했지만, 달러지수는 지난주에만 0.7 하락했고, 나스닥(+2.6%)과 S&P500(+1.9%) 지수 모두 상승했다. 코스피(+0.3%)도 버텨내는데 성공했다”며 “1년 이상 진행된 금리 상승에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내성이 생긴 탓”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증시의 중장기적 추세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로 통용되는 200일 이동평균선(이평선)을 현재 미 증시 3대 지수와 코스피 지수 모두 상회 중이다. 이는 향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지점이다.

현재 미국의 견조한 노동시장을 감안했을 때 미 장단기 국채 수익률 역전이 과거처럼 경기 침체 신호가 아니라 연준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제어가 성공했고, 이에 따른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권도현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회사채 기반 경기예측 모형의 경우 향후 12개월 내 경기 침체 확률은 22%에 불과하다”며 “시장의 예상처럼 인플레이션이 빠른 속도로 완화되면 연준이 긴축을 길게 유지할 필요가 없고, 침체 없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7~8일 파월 발언·8일 美 베이지북·10일 美 2월 고용보고서 주목

다만,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 원자재가 반등, 미 노동시장 초과수요에 따른 서비스물가 상승 압력 지속으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하락) 속도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오는 11일부터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되는 만큼, 7~8일 예정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이목이 집중된다. 파월 의장이 경기 낙관적 발언을 할 경우 금리 상승의 재료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8일 발표 예정인 미 베이지북과 10일 미 2월 고용보고서 역시 증시의 향방을 가를 분기점이 될 사항이다. 고용 상황이 예상보다 견고할 경우 ‘매파’ 연준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될 수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직 약세장이 끝나지 않은 상황 속에 ‘연착륙’이나 ‘노랜딩(No Landing·무착륙)’ 시나리오는 당장은 달콤할 수 있지만 결국 독이 될 수 있다”며 “박스권에서 다음 행보를 위한 데이터를 요구 중인 주식 시장에 고용·소매 판매 서프라이즈는 박스권 돌파보단 하단 회귀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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