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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령인구 감소에 ‘실속 반수’ 열풍...강남권 재수학원 ‘큰 장’ 사라졌다

절치부심하는 재수생으로 가득 차야 할 강남 재수학원 교실이 한산해졌다. 입시 업계에서는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과 함께 코로나19를 겪으며 혼자 공부하는데 익숙해진 실속파 수험생이 증가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의대 열풍이 이어지며 반수(대학에 등록한 후 수능을 다시 보는 것)를 택하는 상위권 학생들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된다.

2일 학원가에 따르면 예년같으면 2월 중순부터 상담으로 북적이고 3월에는 교실에 수강생이 꽉 들어찼어야 할 재수종합학원이 올해 인원 수를 다 못 채우고 출발했다. 특히 강남권은 재수 종합반을 운영하는 유명 학원들도 계획한 인원을 다 못 채웠다는 후문이다.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재수학원에 빈 자리가 속출하는 것을 두고, 업계는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코로나19 경험으로 혼자 공부하는 데 익숙해진 실속파 수험생이 증가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실속파 수험생들은 코로나19로 학교나 학원이 제 역할을 못할 때 혼자 공부해본 경험을 토대로 개인별 재수생활을 계획한다. 학원에서 일괄적으로 시간표를 제공하는 종합반식 관리를 거부하고, 취약 과목만 골라 단과반 수업을 듣거나 인터넷강의를 보며 공부하는 식이다.

상위권 학생들을 ‘빨아들이는’ 의대 열풍도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3월 초 재수학원 수요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 상위권 학생들이 의대로 빠지면서 올해 서울권 주요 대학들까지 추가모집을 진행하다보니 추가모집 규모가 전년보다 2배나 발생했다.

추가모집으로 막판까지 대입이 진행되면서 2월 중순부터 나오던 재수학원 수요가 급감했다는 것이다.

의대 열풍은 재수 지형도도 바꿔놨다. 재수학원가에서도 ‘고수’는 6월 이후 등장한다는 속설이 굳어지고 있다. 학원들도 의대를 노리고 반수를 하는 상위권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6~7월을 최대 성수기로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3월부터 시작하는 재수생 숫자는 전국적으로 한 5%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반수생이 변수”라며 “지난해도 재수생 13만명 중 반수로 추정되는 이들이 8만명일 정도로 반수 규모가 커졌다”라고 전했다. 이어 “요즘 재수학원은 1학기 지나고 나서가 피크타임”이라며 “2~3월부터 학원마다 반수 준비반을 만들어 놓고 있고, 실제 고득점 학생들도 반수에서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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