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급매’. [연합]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해 12월 말 역대 최고를 찍었던 주택 증여 수요가 올들어 다시 급감했다. 올해부터 증여 취득세 과세표준이 바뀌어 세부담이 늘어나게 되자 지난해 말까지 앞당겨 증여 신고를 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세금에서 유리한 증요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월 서울의 주택 증여 비중은 11.0%(총 6536건 중 722건)로 지난해 12월의 36.4%(7199건 중 2620건) 대비 25.4%포인트나 감소했다.

올해부터 증여로 인한 취득세 과세표준이 종전 시가표준액(공시가격)에서 시가인정액(매매사례가액·감정평가액·경매 및 공매 금액)으로 변경돼 세부담이 커지자 지난해 말에 일시적으로 증여 수요가 급증했다가 올들어 다시 급감한 셈이다.

지난해 12월 주택 증여비중은 정부가 거래량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역대 최대였다. 올해 1월 서울 주택 증여 비중은 지난해 7월(8.6%) 이후 6개월 만에 최저다.

전국의 주택 증여 비중도 지난해 12월 19.6%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1월에는 11.0%로 감소했다.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은 29.9%로 역시 2006년 조사 이래 최고를 찍은 뒤 지난 1월에는 10.8%로 19.1%포인트나 줄었다.

강남구의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전체 378건 거래 가운데 59.5%인 225건이 증여였다가 올해 1월에는 169건중 7.7%인 13건만 증여로 기록됐다.

특히 용산구는 지난해 12월 67건 거래 중 증여가 42건으로, 증여 비중이 62.7%까지 치솟았으나 올해는 16건의 거래 중 증여는 단 1건(6.3%)에 불과했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원구도 지난해 12월 증여 비중이 50.3%로 전체 거래량의 절반을 넘었다가 올해 1월에는 8.3%로 급감해 뚜렷한 대비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전체 거래량 151건 가운데 76건이 증여였는데 올 1월에는 108건 중 9건으로 줄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초 증여가 줄긴 했지만 올해 예년 수준 이상의 증여는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집값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집값이 쌀때 증여하는 것이 세금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김종필 세무사는 "올들어 증여 수요가 줄긴 했지만, 집값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세금에서 유리한 증여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