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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금금리 낮아지는데…'초저위험' 쏠려있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유예기간 끝나가는데
초저위험 선호 여전
수익률 제고 취지 도입 무색
저위험 유도도 필요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의 의무화 시행을 앞두고 퇴직연금 시장에 변화가 몰아칠지 관심이 고조된다. 수익률 저하를 막기 위해 디폴트옵션 시행이 코앞으로 왔지만, 여전히 ‘쥐꼬리’ 수익률인 초저위험에 쏠려있는만큼 이를 확대하기 위한 판매사나 가입자들의 노력이 수반돼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 디폴트옵션 7월 본격시행, 금리 내리는데 초저위험 선호 압도적= 디폴트옵션이란 확정기여(DC)형, 개인형직연금(IRP) 등 퇴직연금 가입자의 운용 지시 없이도 금융사가 사전에 결정된 운용 방법으로 투자 상품을 자동으로 선정, 운용하는 제도다. 지난해 7월 도입됐지만, 1년간 유예기간을 둔 상태다. 사업자들의 상품 준비 기간 등을 거쳐 오는 7월 12일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는 투자 위험도에 따라 초저위험부터 고위험까지 4가지로 구분된다. 초저위험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원리금보장형으로만 구성돼 있다. 저위험은 원리금보장형 상품뿐 아니라 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에도 투자되고, 중위험 및 고위험은 실적배당형 상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갖는다.

최근 퇴직연금 사업자별 디폴트옵션 가입 실태를 살펴보면 원리금보장형으로만 구성된 ‘초저위험’ 포트폴리오 선택 비중이 매우 높다. 국내 3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 대부분이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될 정도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방문판매법 개정 및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규제 강화로 투자 상품 권유 절차가 어려워진 게 두드러진다. 특히 ‘초저위험’ 포트폴리오로의 쏠림 현상은 보수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고객이 많은 은행권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문제는 원리금보장형 상품 금리가 빠르게 하락한다는 점에 있다. 지난 1년 반사이에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원리금보장형 메리트가 높았으나 연초 이후로는 상품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어느정도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시장의 공감대가 생긴데다 국내 금융당국마저 금리 발작을 막기 위해 수신금리 경쟁 자제 등을 내렸기 때문이다.

올해 2월 DC형 원리금보장상품 평균 금리를 보면 정기예금 및 이율보증형보험(GIC) 금리는 연 3%대다.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는 연 4%대에 불과하다. 특히 작년 12월 정점을 찍었던 평균 1년 정기예금 금리 역시 4.95%에서 4.32% 수준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디폴트옵션 실효성 우려, 초저위험→저위험 선호 늘까 = 디폴트옵션제도 도입에도 초저위험 쏠림이 이어지자 금융권에서는 제도 실효성을 우려하고 있다. 애초에 디폴트옵션은 무관심하게 방치돼 원리금보장형으로만 운용되던 퇴직연금(DC/IRP)의 변화를 꾀하고자 도입됐는데, 여전히 연금고객들의 행동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연금 재정고갈 위험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필요성이 커지자 미국·호주 등의 연금 선진국 제도인 디폴트옵션 제도를 도입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미국과 호주의 디폴트옵션 제도에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포함돼있지 않다. 일본의 경우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디폴트옵션에 포함해서 운용한 까닭에 미국이나 호주보다 현저히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산배분에 최적화된 타겟데이트펀드(TDF) 또는 여러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투자하는 EMP펀드는 자산 가격이 낮아져 매수하기에도 좋은 시점”이라며 “당장 초저위험을 선택하는 고객이 중위험이나 고위험 포트폴리오를 선택하기는 어려울테니 초저위험 포트폴리오에 가입하는 것보다는 실적배당형 펀드가 일부라도 있는 저위험으로 선회해 수익률을 제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저위험 포트폴리오에 선정된 주요 상품에는 미래에셋전략배분 TDF, 키움키워드림TDF, 한화LifeplusTDF, 삼성ETF를담은TDF, 신한마음편한TDF, IBK플레인바닐라EMP펀드, 삼성밀당다람쥐글로벌EMP펀드 등이 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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