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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이 꽁꽁 감출만 했네” 중국 TV, 한국 따라하더니 결국… [비즈360]
TCL이 공개한 98인치 TV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삼성이 꽁꽁 감출만 했네”

중국 가전업체 TCL이 삼성에 이어 지난해 세계 TV 판매량 2위에 올라섰다. TCL이 연간 기준 2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업체들의 ‘베끼기’ 추격이 거세지면서 국내 업체들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 시장 2위(옴디아 판매량 집계 기준)를 기록한 TCL은 프리미엄 TV인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TCL은 지난해 9월 미니LED가 적용된 TV를 98인치 4K로 출시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에 55·65·75·85인치 미니LED TV를 일찌감치 출시했는데, 당시 98인치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장한 것이다. TCL은 2023년 미니 LED, QLED TV를 1분기 내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CL의 추격에 업계를 선도하는 한국 기업들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중국 업체의 기술 탈취 가능성에 대한 ‘경계 모드’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에서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주 전시장에 1억원대 최고급 TV인 ‘마이크로LED TV’ 신제품을 전시하지 않기도 했다. 대신 이곳에서 4㎞쯤 떨어진 한 호텔에 비공개 전시장을 차려놓고, 현지 거래처와 미디어에게만 제품을 보여줬다. 삼성이 CES 주전시장에서 주력 제품인 마이크로LED를 치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TV는 스스로 빛을 내는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단위의 초소형 LED(발광다이오드)를 수백만개 촘촘히 박아서 만든 삼성의 최고 화질 TV로, 삼성전자가 선도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을 비롯한 경쟁 업체 관계자들이 전시장에 와서 최신 TV를 측정하고 복제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 같은 기술 탈취를 막기 위해 제한된 인원만 제품을 볼 수 있도록 삼성이 부스를 따로 차린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에서 TCL의 자회사 CSOT가 공개한 65인치 OLED 디스플레이 모습. 김지헌 기자.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3에서 TCL의 자회사 CSOT가 공개한 안경이 필요없는 3D 디스플레이.김지헌 기자.

업계에선 TCL이 한국 기업들 사업 모델을 따라하며 급속도로 성장하는 것에 주목한다.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 LG전자가 LG디스플레이를 그룹 내 계열사로 두고 있는 것처럼 TCL 역시 자회사인 CSOT를 통해 회사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자회사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도 한국 기업들을 흉내내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CES 2023에서도 CSOT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65인치 8K OLED 패널 기술이 공개됐다. 안경이 필요없는 3D 디스플레이 역시 공개하며 이목을 끌었다. 이 모니터 앞에 서면 화면 속 사람이 3차원 화면으로 마치 눈앞에 튀어나와 있는 듯 보인다.

국내 TV 제조사 관계자는 “중국 TV 기술 수준이 한국 TV를 2년 내 따라잡을 정도로 향상됐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시장 판매량 1~3위가 삼성전자(3983만8400대), TCL(2378만6300대), LG전자(2375만7300대)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점유율 기준으로 삼성전자(19.6%), TCL(11.7%), LG전자(11.69%)이었다. 2위인 TCL과 3위인 LG전자의 판매 대수 차이는 3만대 미만으로 간발의 차이다. 다만 금액 기준으로는 LG전자가 2위, TCL이 3위이다.

TCL이 LG전자보다 판매량을 늘리며 업계의 긴장감을 처음 불러일으킨 때는 2020년 2분기이다. 당시 TCL은 576만3300대를 팔며 LG전자 분기 기준 판매량을 넘어섰다. 2021년에는 4분기에 한 차례 추월했다. 그러다 지난해 3·4분기에 LG전자에게 분기 기준 판매량을 앞서며 연간 판매량을 추월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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