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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신형 그랜저 닮은’ 美 전기차 스타트업 주가 ‘흔들’…머스크 ‘큰 그림’ 결과? [투자360]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가 생산하는 고급 전기차 세단 '에어'의 모습. [유튜브 'Lucid Motors' 채널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1등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내놓은 ‘가격 인하’ 카드가 ‘신의 한 수’로 작용한 모양새다.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했던 판매 부진의 늪에서 단숨에 빠져나와 쾌속 전진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한 것은 물론, 그동안 열심히 뒤쫓고 있던 후배 전기차 스타트업의 앞길을 제대로 가로막은 모양새기 때문이다.

루시드, 올해 목표 생산량 전문가 예상 절반에 불과

25일 금융투자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의 전격적인 ‘가격 인하’에 제대로 한 방 먹은 업체는 바로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다.

고급 세단 전기차 ‘에어’를 만드는 루시드가 올해 가이던스로 제시한 생산 목표 대수는 증권가와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그들이 제시한 1만~1만4000대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2만1815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치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매출(2억5770만달러)도 월가 예상치(3억260만달러)를 하회했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가 생산하는 고급 전기차 세단 '에어'의 모습. [유튜브 'Lucid Motors' 채널 캡처]

외신들은 루시드가 이같이 음울한 예측치를 내놓은 결정적인 이유로 머스크 CEO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전격적으로 단행한 가격 인하 정책을 꼽았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달 6일 중국에서 대규모 가격 인하를 실시한 바 있다. 이후 중국 내 테슬라의 판매량은 빠른 속도로 늘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물량을 상당수 털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로이터 통신은 “테슬라의 전기차 가격 인하로 촉발된 전쟁에서 루시드가 타격을 입었다”며 “테슬라에 이어 포드까지 전기찻값 인하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루시드, 리비안과 같은 스타트업 시장 점유율 확보는 더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개릿 넬슨 CFRA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현재 전기차 시장의 경쟁은 1년 전보다 더 치열해졌고 루시드의 ‘에어’보다 훨씬 더 낮은 가격의 전기차들이 더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루시드, ‘수요 감소→공급 감소→주가 하락’ 악순환 고리 속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루시드의 손익분기점 달성 예상 시기를 2026년에서 2027년으로 늦추면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같은 소식은 곧장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하루에만 루시드 주가는 11.9% 떨어진 8.7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루시드 주가는 23일 장중 한때 17%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도 루시드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했다.

지난 1월 3일 6.17달러로 6개월 내 최저점을 찍은 루시드 주가는 지난달 27일 8.87달러까지 급속도로 올랐지만, 이후 테슬라의 공세적인 판매 전략에 실적 악화까지 겹치며 주가가 빠른 속도로 빠지는 중이다.

루시드 경영진 역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뾰족한 수를 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셰리 하우스 루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높은 시장 금리와 시장 불확실성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가 생산하는 고급 전기차 세단 '에어'의 모습. [유튜브 'Lucid Motors' 채널 캡처]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영진이 언급한 ‘방안’에 대해 “운임비와 부품 비용을 줄이고, 제조 시설을 확충하는 계획을 미루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수요 감소가 공급 감소로 연결되고, 이것이 투자자들에게는 악재로 여겨져 주가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셈이다.

‘전기 트럭’ 스타트업 리비안·니콜라도 수요 악화 시달려

루시드 이외에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주가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전기트럭 스타트업인 리비안의 주가는 23일 종가 기준 18.18달러로 전일 대비 4.4% 떨어졌다. 지난 15일(21.15달러)과 비교하면 5거래일 만에 14%나 주가가 빠진 것이다.

[유튜브 'Rivian' 채널 캡처]

WSJ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리비안의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공급망 관리와 대관 업무를 맡았던 다수 핵심 임원들이 사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밖에 니콜라 주가도 23일 종가 기준 5.6% 급락한 2.20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1개월간 주가 중 최고점인 지난달 27일 2.77달러와 비교하면 주가가 20.6%나 빠진 것이다.

니콜라 역시 지독한 수요 악화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초 전기 트럭 500대를 인도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지만 결과적으로 목표의 4분의 1 수준인 대형 트럭 131대를 인도하는 데 그쳤다. 작년에 두 차례 목표를 하향 조정해 300대로 줄여지만 그 절반도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올해 인도 예상도 375대에 불과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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