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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속보다 접촉”…‘딩동벨’ 없이 테이블은 모두 4인석 [‘장사의 신’ 김승현 조조칼국수 대표]
인스타그램에서 ‘조조칼국수’ 검색 결과. 많은 메뉴가 눈에 띈다.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장사는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작가 최인호의 소설 ‘상도’에 등장하는 거상 임상옥의 말이다. 눈앞의 이익 앞에서도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사업의 기본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先사람 後이윤’ 사람 냄새 나는 매장…잘된다고 급하게 확장안해”

인터뷰를 위해 찾은 서울 중구 조조칼국수 시청점은 평일 오후 2시임에도 매장의 3분의 1 가까이 손님이 차 있었다. 비싼 임대료 탓에 한 사람이라도 더 받기 위해 빽빽한 도심 식당과는 다르게 모든 좌석은 모두 4인석. 이곳엔 그 흔한 ‘딩동벨’조차 없다. 접속보다 접촉을 중시하는 김 대표의 원칙 때문이다.

김승현 조조칼국수 대표는 맛집이 넘치고 음식 퀄리티가 상향 평준화된 시대에 ‘36.5도 사람 냄새 나는 서비스’야말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무인화·자동화를 추구하는 ‘외식 생태계’ 속에서 김 대표는 ‘선(先)사람 후(後)이윤’이라는 원칙이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2017년 7월 오픈한 1호점 앞산점은 월매출이 3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로 성장했다. 2018년 12월 오픈한 범어점은 월매출 3억원을 유지하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매장을 급하게 늘리진 않는다. 신규 매장이 하루 올릴 수 있는 최대 매출에 도달하면 그때 매장을 연다는 원칙 때문이다. 2020년 죽전점, 2021년 월성점까지 대구에서만 4호점을 낸 뒤 지난해에야 서울 지역 1호점인 시청점을 열었다. 같은 해 조조칼국수 매장에서만 약 85억원이 넘는 매출이 나왔다.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는 조조칼국수 밀키트도 ‘대박’이 났다. 밀키트가 판매되는 네이버스토어 에는 약 1만개의 리뷰 평점이 4.9점(만점 5점)에 이른다.

“직접 주차관리도…서울로 부른 ‘숙련 직원’에 매달 파견비 50만원”

김 대표는 직원 관리도 남다르다. 시청점을 열 때 조조칼국수의 본고향인 대구에서 우수 직원을 서울로 불러왔다. 직원들이 살 수 있는 아파트를 매장 인근인 서울 지하철 충정로역 인근에 마련했다. 낯선 도시에서 적응을 응원하는 직원을 위해 파견비 50만원도 달마다 지급한다. 그는 “나와 직원을 동등하게 생각하면 된다”며 “매장을 내고 사람을 구하는 게 아니라 ‘숙련된 좋은 사람’이 있어야 매장의 성업도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한여름이나 한겨울 매장의 주차관리에도 직접 나선다. 고객 불만, 기온 차이 등 설거지 못지않게 직원이 어려움을 느끼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접속보다 접촉’을 중시하는 김 대표지만, 접속도 포기하진 않았다. 조조칼국수의 꽃인 1만3000원짜리 ‘낙지해물파전’은 원가를 생각하면 남는 게 없지만 사람을 끌어오는 ‘미끼 메뉴’다. 객수를 늘려 볼륨을 먼저 키우고 매출을 높인다는 구상에 따른 것이다. 김 대표는 “칼국수 하나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며 “해당 파전이 (손님에게) 조조칼국수를 ‘내가 왔다’는 것을 자랑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든다”며 영업비밀을 슬쩍 알려줬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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