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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삼만 알던 한국인...이제 내몸이 원하는...천연물 건기식 찾죠”
김재원 GC녹십자웰빙 연구개발본부장 인터뷰
김재원 GC녹십자웰빙 연구개발본부장은 “건기식 트렌드가 천연물 소재의 개별인정형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GC녹십자웰빙 제공]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홍삼 하나에 만족하던 한국인이 건강기능식품 구입을 위한 ‘꼼꼼한 고민’을 시작했다. 자신의 상황이나 특정 부위에 맞춰 기능이 세분화된 ‘개별인정형’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헬스케어기업 GC녹십자웰빙의 김재원 연구개발본부장은 “건강 분야에 소비자가 더욱 똑똑해지면서 건기식 트렌드는 천연물 소재의 개별인정형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 용인시 GC녹십자웰빙 종합연구소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가진 김 본부장은 식품공학 분야에서 지식과 경력을 쌓아온 최고 전문가다. 연세대에서 학·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2008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식품과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코넬대 수의대에서는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거쳤다. 2010년부터는 고려대 식품공학과 연구교수로 일하다가 CJ제일제당 바이오연구소·기술전략팀 근무를 거쳐 2021년 GC녹십자웰빙에 입사, 현재 연구개발본부장을 맡고 있다.

우선 건기식 소재를 분류하는 ‘고시형’과 ‘개별인정형’ 용어에 대한 질문부터 김 본부장에게 던졌다. 그는 “고시형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해당 소재를 건기식으로 ‘고시’한 것으로, 누구든지 이 소재를 이용해 식약처 제조 기준에 따라 제품을 개발·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타민이나 섬유질처럼 ‘면역이나 장 건강에 도움 된다’고 알려진 일반 기능성 원료를 말한다. 반면 개별인정형은 식약처가 기업이 제출한 실험결과를 검증한 후 특정 원료의 효능을 인정한 것으로, 관절 건강처럼 구체적 증상과 관련된 원료를 말한다.

“그동안은 ‘전반적인 면역력’을 돕는 홍삼처럼 고시형 제품이 많이 판매돼 왔으나, 최근에는 ‘○○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개별인정형에 관심이 커졌어요. 특히 한국에서 이런 트렌드가 강합니다. 미국, 유럽 등의 지역에서는 건기식을 별도의 구분없이 ‘하나로’ 관리하기 때문이죠.”

‘위건강엔 그린세라’.[GC녹십자웰빙 제공]

서구권은 한국처럼 건기식에서 ‘고차원’적인 개별인정형 원료를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한국의 건기식은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식약처 검증 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별인정형 원료에 대한 관심은 현재 건기식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김 본부장은 건기식에서 독보적 역할을 맡았던 고시형 홍삼의 비중이 줄어들고 개별인정형 소재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실제로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기식 시장은 2019년 대비 25% 성장한 가운데, 건기식 내 홍삼의 비중은 2019년 32.6%에서 2022년 22.9%로 떨어졌다.

반면 개별인정형 소재의 비중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개별인정형의 대부분은 천연물 소재다. 김 본부장은 “부작용이 적고,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측면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천연물 소재의 중요성을 파악한 GC녹십자웰빙은 2000년대부터 소재를 찾아 나섰다. 이를 통해 위와 관절 건강에 좋은 천연물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위 건강 건기식’은 흥미로운 주제로 들렸다. 한국인은 장 건강을 위한 유산균은 잘 챙기는 반면, 평소 위 건강을 위한 관리에는 소홀한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 역시 “한국인은 위암 발병률이 높지만, 주로 예방보다 치료에 집중되고 있다”며 “위 역시 예방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위 건강에 좋은 인동덩굴꽃봉오리

위 건강에 대한 그의 해답은 인동덩굴꽃봉오리에서 찾을 수 있었다. 김 본부장은 “인동덩굴꽃봉오리에는 위 점막을 보호하는 세콕시로가닌 성분이 들어있으며, 동물실험을 통해 추출물 섭취 후 위 운동성이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2019년 식약처는 ‘그린세라-F(인동덩굴꽃봉오리추출물)’를 ‘위점막을 보호해 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개별인정 기능성 원료’로 인정했다.

GC녹십자웰빙의 천연물 개발에서는 ‘지역 상생’도 중요한 부분이었다. 전북 정읍시의 특산물인 구절초가 대표적이다. 김 본부장은 “여성질환 약초로 알려진 구절초에서 관절 건강에 좋은 리나린 성분을 찾아냈다”며 “동물·인체실험을 통해 관절 연골세포의 회복, 관절의 통증 완화·기능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구절초 추출물은 2021년 식약처로부터 개별인정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았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건강기능식품원료승인(NDI)을 획득했다.

물론 성과를 얻기까지는 고된 시간이 걸렸다. 구절초와 인동덩굴꽃봉오리의 개발 기간은 무려 9~10년에 이른다. 개별인정형 원료의 개발에는 끈기 있는 연구와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들지만, 김 본부장은 “아직 효능이 알려지지 않은 천연물이 너무 많다”며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드는 천연물 개발과 함께 지역상생 협업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용인=육성연 기자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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