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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봄 업무 못해” 교사·돌봄전담사 핑퐁게임…신학기 파업까지 예고
초등학생들이 정규수업 후 돌봄교실에서 여러 학습과 활동을 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올해 시범운영에 들어가는 늘봄학교를 두고 학교 현장이 벌써 몸살이다. 교사와 돌봄전담사들이 서로 늘봄학교 운영을 위한 행정업무를 맡을 수 없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한 상황. 이 와중에 돌봄전담사를 비롯한 학교 비정규직의 신학기 총파업도 예고된 상태다.

늘봄학교는 등교 전 아침 돌봄부터 오후 돌봄, 방과후수업 사이의 틈새돌봄, 오후 8시까지 운영되는 저녁돌봄 등 학생과 학부모 수요에 맞는 돌봄·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올해 인천과 대전, 경기, 전남, 경북 등 5곳의 200개 학교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오는 2025년에는 전국에 적용할 계획이다.

시범사업 지역에서는 신학기 개학을 앞두고 한창 늘봄학교를 준비해야 하는데, 학교 현장은 서로 업무를 못 맡겠다며 교사와 돌봄전담사 간 실랑이가 한창이다. 공문 접수와 돌봄 수요조사, 전담사 채용 공고 및 관리 등 행정업무를 누가 전담할지가 관건이다. 학교비정규직노조경기지부는 지난 13일 전체 학교장에게 공문을 보내 돌봄전담사에게 늘봄학교 관련 행정업무를 부과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에 전교조 경기지부와 경기교사노조도 관내 학교장에게 교사에게 늘봄학교 업무를 맡기지 말라는 요구를 담은 공문을 보냈다.

본래 늘봄학교의 취지는 돌봄 관련 업무의 상당 부분을 학교가 아닌 교육청·교육지원청 단위로 이관해 교사나 돌봄전담사에게 기존 업무 이상의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당장 손이 모자라, 교사에게 돌봄수당이나 ‘늘봄학교부장’이라는 새로운 보직을 내걸고 돌봄업무를 맡기려 한다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학생 지도와 수업에 집중해야 할 교사들이 돌봄에 동원돼 교육의 질이 훼손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현재와 같은 파행적 운영 행태로는 아이들이 실험 대상만 될 것”이라 지적했다.

돌봄전담사 역시 늘봄학교로 인해 근무조건이 달라졌다며 업무 부담을 호소하는 상태다. 이 와중에 돌봄전담사 등이 포함된 학교 비정규직노조는 신학기 총파업까지 예고한 상태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시도교육청은 오는 23일 집단임금교섭을 앞두고 있지만 의견차가 커 이날 협상에 이를 가능성은 희박하다. 23일은 신학기 개학 전 마지막 본교섭으로, 이날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 3월 신학기 파업을 피할 수 없다. 노조 측은 영양사와 사서 등 전문자격증이 필요한 I유형과 행정, 조리실무사 등 II 유형의 임금체계를 단일 체계로 바꾸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인 시도교육청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개학 전까지 협상을 맺지 못하고 총파업이 진행되면 3월 돌봄교실 운영과 학교급식 등이 일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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