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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제과·매일유업…식품기업, 새 ‘이름’ 고민하는 이유는?
CJ제일제당, 논의 중단…한국야쿠르트→hy
롯데제과 사옥. [롯데제과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식품업계의 사명 변경 바람이 거세다. 과거 제과, 제당, 유업 등 특정 분야 주력사업에 맞는 이름을 지어 수십년간 사용해 왔으나, 점차 해외시장까지 겨냥하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면서 변화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롯데웰푸드’로의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제과가 사명에서 제과를 떼는 것은 1967년 설립 이후 56년 만이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7월 롯데푸드와 합병한 뒤 사명 변경을 지속해서 고려해왔다. 다만 롯데제과가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1967년 세운 롯데그룹의 모태기업이라는 점에서 사명 변경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현재 사명이 기존 과자와 빙과 중심인 롯데제과의 사업 외에 롯데푸드의 간편식(HMR)·육가공 사업 등까지 아우르는 종합식품기업에 맞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사명 변경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무엇보다 해외진출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시장에 적합한 사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롯데제과의 해외 부문 비중은 지난해 전체 실적 대비 19% 수준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제과의 사명 변경은 조만간 이사회와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롯데제과 CI. [롯데제과 제공]

매일유업도 1980년부터 사용해온 우유 제조업체(유업)라는 현재 사명이 종합식품기업으로 가는 현 상황에 맞지 않다고 판단, 변경을 검토 중이다. 1969년 한국낙농가공으로 시작한 매일유업은 우유 중심의 상품 구조에서 대체유 ‘어메이징 오트’, 단백질 건강기능식품 ‘셀렉스’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회사를 통해 커피 전문점 ‘폴 바셋’, 중식당 ‘크리스탈 제이드’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CJ제일제당도 비슷한 경우로 사명 변경을 검토했으나 현재는 논의를 중단한 상태다. 1953년 제일제당공업사로 출발한 CJ제일제당은 연매출에서 제당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5% 미만이다. 이에 ‘제당’을 빼고 새로운 이름으로 변경하는 안이 검토됐으나, 대대적인 변경 대신 해외에서 사업 성격별로 ‘CJ푸드’, ‘CJ바이오’ 등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해외사업이 연간 매출 5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이 45% 늘어나며 실적을 이끌었다. CJ제일제당의 식품 글로벌 매출 비중도 역대 최고 수준인 47%까지 올라갔다.

이미 사명 변경을 완료한 식품기업도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2021년 사명을 hy로 변경했다. hy는 프레시 매니저 1만1000여 명을 기반으로 하는 물류 네트워크 경쟁력을 가지고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배달 대행 플랫폼 ‘부릉’의 운영사 메쉬코리아 인수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명 변경은 기존에 쌓아온 브랜드 가치도 훼손하지 않아야 하고, 변경에 따른 각종 비용도 감당해야 한다”며 “식품기업은 대체로 업력(業歷)이 길고 소비자에게 친숙한 이름이 많아 사명 변경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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