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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 절벽에 제조업 침체 심화, 취업자도 감소…“공급망 다변화 통한 안정화 중요”
반도체 43.9%↓· 가전제품 38.0%↓·컴퓨터주변기기 55.5%↓
1월 제조업 취업자, 60세 이상 빼면 12.6만명 감소…수출 부진 타격
우리 수출이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제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로써 제조업 취업자수도 15개월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우리 경제의 주춧돌인 수출이 5개월 연속 뒷걸음질하면서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의 침체가 심화돼 고용시장까지 어두운 그림자가 덮치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2021년 10월 이후 1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한 상태다

문제는 수출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으로, 이로 인해 제조업 취업자 감소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수출 부진이 시차를 두고 고용시장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간대비 43.9%나 감소했다. 또 무선통신기기(-25.0%), 정밀기기(-15.6%), 가전제품(-38.0%), 컴퓨터주변기기(-55.5%) 등 주요 제조업종 부진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제조업 부진 여파는 새해 첫 달인 지난달 취업자 수에 반영됐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 규모(41만1000명)는 8개월째 줄어 2021년 3월(31만4000명) 이후 22개월 만에 최소 수준으로 떨어졌다.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부터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증가 폭은지난 5월(93만5000명)을 정점으로 작년 12월(50만9000명)과 지난달까지 단계적으로 둔화하고 있다.

특히 수출 부진 여파는 제조업 고용에 혹독한 한파를 불러오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3만5000명 줄어 2021년 10월(-1만3000명) 이후 1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60세 이상 고령층을 제외한 경제활동 주 연령층(60세 미만)에서는 제조업 취업자가 1년 전보다 12만6000명 감소하며 더욱 큰 폭으로 줄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15∼29세 제조업 취업자가 1년 새 4만6000명 줄었고, 30대 제조업 취업자도 2만6000명 감소했다. 30대 이하 청년층에서만 제조업 취업자가 7만명 넘게 감소한 것이다. 이외 40대가 3만5000명, 50대가 1만9000명 각각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제조업 취업자는 9만10000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고령층을 포함한 전체 제조업 취업자는 3만5000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고령층 취업자 증가가 현재 고용 상황을 정확히 보여주지 못하고 ‘착시’를 일으켰다고도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취업자 감소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생산과 수출 감소가 시차를 두고 고용시장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1.6% 감소해 2020년 4월(-1.8%) 이후 32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산업생산은 지난해 7월(-0.2%), 8월(-0.1%), 9월(-0.4%), 10월(-1.5%) 4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11월(0.4%) 소폭 반등했으나 12월 들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제조업(-3.5%)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2.9% 줄었다.

이로써 지난해 큰 호조를 보였던 고용시장은 올해 둔화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작년 81만6000명 늘었지만, 올해는 증가 폭이 10만명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반기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하반기보다 더 적은 ‘상저하고’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무역구조의 구조적인 전환기에 들어선다는 점에서 강도 높은 산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국무역협회는 우리나라가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 중간재 위주 수출산업 구조를 갖추고 있어 글로벌 경기 악화의 타격을 크게 입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는 올해 1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달보다 44.5% 줄면서 총수출 감소액의 절반(52.4%)을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액 감소 폭은 주요 수출국 중에서도 가장 컸다. 지난해 11월 기준 반도체 수출 감소율은 일본 10.2%, 대만 3.9%로 한국(36.5%)보다 낮았다.

또 국회예산정책처는“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는 세계 무역시장 기조 변화에 대한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세계 무역시장의 기조 변화 속에서 무역경로, 공급망의 다변화를 통한 안정화를 이루어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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