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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우리·카뱅 최대 0.7%p 대출 금리 인하…백기 든 은행들
금감원장 "3년후 금송아지보다 당장 물 한모금" 지적에
사회환원책에서 금리 인하로 대응 선회
KB·우리·카뱅에 이어 신한은행도 검토
16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모습.[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주요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정부와 여론의 ‘돈 잔치’ 비판에 10조원이 넘는 규모의 사회공헌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생색내기용으로 지원 규모만 부풀렸다는 논란만 커지자 대출 금리 인하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55%포인트(p) 낮춘다. 상품별로는 KB주택담보대출 금리(신잔액코픽스 기준)가 최대 0.35%포인트, KB주택전세자금대출·KB전세금안심대출·KB플러스전세자금대출의 금리는 최대 0.55%포인트 인하된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75%포인트 낮췄고, 올해 1월에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를 각 최대 1.05%포인트, 1.30%포인트 인하했다. 이번 인하까지 이뤄지면, 3개월 사이 벌써 세 번째 대출 금리를 낮춘 것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날부터 우대금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사실상 실질 금리를 낮췄다. 은행은 지표금리(코픽스·금융채 등)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는 뺀 값을 각 대출자에게 최종 금리로서 적용한다. KB국민은행이 가산금리를 줄였다면 우리은행은 우대금리를 늘려 고객에게 혜택으로 돌아가게 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우대금리를 주택담보대출 신잔액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에 0.45%포인트, 주택담보대출 5년 변동금리에 0.20%포인트씩 늘렸다. 그 결과 신잔액코픽스 6개월 변동금리는 5.91∼6.71에서 5.46∼6.26%로, 5년 변동금리는 5.24∼6.24%에서 5.04∼6.24%로 낮아졌다.

신한은행도 금리인하 여부가 확정되진 않았으나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다.

16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모습.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최근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연합]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자사의 인기상품인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금리를 발빠르게 인하했다. 이날부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의 금리를 최대 0.70%포인트 내린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는 모두 4%대(연 4.286%·4.547%)로 내려왔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의 최대한도도 각 기존 2억5000만원, 2억원에서 3억원, 2억4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고객의 이자 부담을 덜고 금융 혜택을 늘리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고 한도는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연합]

이같은 은행의 금리인하 행렬은 사회공헌 확대만 외치던 직전의 모습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은행들은 앞서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자, 15일 비상회의를 열고 3년간 10조원 이상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회 환원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은행이 실제로 출연하는 재원은 지난달 발표한 5000억원에서 7800억원으로 2800억원 늘었을 뿐이고, 10조원의 대부분은 보증 재원의 최대 15배에 이르는 대출을 더 해주겠다는 이른바 ‘보증 배수’ 효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7일 “3년 후 금 송아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 손에 물 한 모금을 달라는 니즈(필요·수요)가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출자들이 실감할 수 있는 실효적인 금리 인하를 진행하라고 밝힌 것이다. 이에 은행들도 본격적인 금리 인하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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