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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마지막으로 보고 세상 떠나겠습니다” 6개월 시한부 위대한 총장, 감동의 장면
존 섹스턴 (왼쪽)뉴욕대 명예총장이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으로 부터 명예이학박사를 받고 있다. [사진 카이스트]
존 섹스턴 (왼쪽)뉴욕대 명예총장이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으로 부터 명예이학박사를 받고 기뻐하고 있다.

[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눈에도 암이 발생했지만 요즘 더욱 잘 보입니다. 이 세상에 딱 6개월만 머물다 떠나겠습니다. 아름다운 나라 한국을 마지막으로 보고 가겠습니다” (존 섹스턴 뉴욕대 명예총장)

지난 17일 카이스트(KAIST) 학위수여식. 이 자리에 세계적 석학·위대한 총장으로 불리는 존 섹스턴(John Sexton) 뉴욕대 명예총장이 모습을 나타냈다. 카이스트에서 수여한 명예이학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서다.

그의 삶은 6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아픈 몸을 끌고 오랜 비행끝에 카이스트를 찾았다. 특유의 환한 미소도 잃지 않았다.

그는 최근에 몇차례 암 수술을 받았으나, 온몸에 암이 퍼졌다. 눈에도 암이 퍼져, 세상과의 인연이 길어야 6개월. 카이스트 뉴욕캠퍼스 자문역을 맡고 있는 여현덕 교수가 그를 만났을 때 “제가 모든 걸 초월한 부처님처럼 보이지요?”라며 말하면서 오히려 활짝 웃어보였다. 그는 “아름다운 나라 한국을 마지막으로 보고 가야겠다”고 말했다. 여 교수는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존재가 될 수 있을까?”라며 그를 본 감동의 순간을 전했다.

존 섹스턴 뉴욕대 명예총장이 카이스트로 부터 명예이학박사 학위를 받고 기뻐하고 있다.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

그의 한국 사랑은 남달랐다. 카이스트와 뉴욕대학교의 협력 관계의 기틀을 마련한 공로로 카이스트로부터 명예이학박사 학위를 받은 존 섹스턴 명예총장.

그는 ‘파스빌리테리안’ (불가능을 넘어서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불릴 정도로 학계와 대중, 언론 모두에서 존경받는 위대한 총장이다. 명문 뉴욕대를 초일류 대학의 반열에 올린 인물이다. 뉴욕대 의대를 미국 전체 톱2로 올려놓았고, 학생 수를 2만9000명에서 6만명으로 파격적으로 늘리는 등 대학의 폭풍 성장을 이뤄냈다.

그는 총장 재임 기간에 훌륭한 세일즈맨이자 이벤트 메이커로 학교의 명성을 높이는데 탁월한 수완을 보였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49억 달러의 기부금을 유치했는데, 이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기부금 모금이다.

남다른 열정과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헌신으로 인하여 학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총장으로 유명하다. 총장직을 수행하면서도 강의를 멈추지 않았고, 졸업생 모두를 포옹해주는 등 학생들과의 교류를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였다.

존 섹스턴 뉴욕대 명예총장이 답례 인사를 하고 있다.

그는 현재 생의 마감을 앞둔 상황에서도 글로벌 캠퍼스 곳곳에서 강의를 멈추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카이스트와 뉴욕대의 조인트 캠퍼스 발전을 독려하기 위해 직접 한국을 방문했다. 카이스트의 학위 수여식에서 명예박사학위까지 받게 됐다.

섹스턴 명예총장은 “함께 힘을 합쳐서 앞으로 위로 전진하자라는 슬로건을 좋아한다”며 “카이스트-뉴욕대 조인트 캠퍼스를 구축하기 위한 협력을 통해 양교가 세계 초일류의 대학으로 성장하는 비전을 달성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존 섹스턴 명예총장은 혁신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이미지를 갖춘 위대한 총장이었다”며 “섹스턴 명예총장이 마련한 기반 위에서 완성될 카이스트-뉴욕대 조인트 캠퍼스는 뉴욕으로 몰리는 글로벌 인재들을 흡인하는 구심점이자 카이스트 우수한 인재들이 세계를 향해 꿈을 펼쳐나갈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42대 대통령을 지낸 클린턴은 “존 섹스턴 총장님은 항상 희망을 몰고 오는 사람입니다.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늘 희망으로 가득차 있다는 믿음을 우리 모두에게 상기시켜주시기에 저는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고 말했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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