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롯데케미칼도 자금조달 나서
재무 부담 덜고 신사업 투자 이어갈 듯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롯데케미칼 제공]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업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석유화학업계가 회사채를 발행하며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미래 먹거리 확보에 사활을 건 석유화학업체들이 선제적으로 신사업 투자금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오는 24일 총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규모는 최대 2000억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조달자금은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CP)과 2018년 발행한 회사채 등 채무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달 유상증자로 이미 1조2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한 롯데케미칼도 곧 회사채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추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진다. 발행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3500억원 안팎으로 업계는 예측한다.
올해 초 LG화학과 한화솔루션, SK지오센트릭이 성공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업계 전반으로 자금 확보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앞서 LG화학은 수요예측에서 4조원에 가까운 주문을 받아내며 8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한화솔루션과 SK지오센트릭도 각각 계획보다 증액한 3000억원 규모로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최근 살아나면서 회사채 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어 SK케미칼, 롯데케미칼 등도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석유화학업체들이 잇달아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업황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유동성을 확보하고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석유화학업계는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지난해 대다수 기업이 적자를 내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업황 개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시장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돼 당분간은 현금창출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각 사들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소재 등 신사업 추진에 적극 임하고 있어 투자금 부담도 상당한 상황이다. 이에 이번 회사채 발행이 기업들의 재무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고부가가치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 동력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석유화학업체들은 ‘친환경’을 목표로 한 사업 다각화를 앞다퉈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친환경 소재와 배터리 소재, 글로벌 신약을 3대 신성장 동력으로 투자를 가속하고 있고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재활용 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에, 롯데케미칼은 전지 소재와 수소에 각각 집중 투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내년부터는 매출 역성장까지 예측되는 상황”이라며 “신소재, 배터리, 수소 등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조달이 경영의 최대 중점 목표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