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너무 부풀려진 긴축완화 기대, 노동·물가·소비 3연발에 격추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이민경 기자] 새해 들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을 선반영한 시장이 다시 혼란에 빠졌다.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탄탄하고 소비는 건재한 동시에 인플레이션 악몽은 끈질기게 따라붙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1월 미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높은 물가상승에도 미국 가계가 지갑을 계속 활짝 열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씀씀이가 가능한 것은 탄탄한 고용·임금 덕분이다.

이날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직장을 옮긴 미국인 절반 가량(49%)이 인플레이션을 웃도는 임금 인상을 얻어냈다. 반면 자리를 유지한 직장인 가운데 인플레이션보다 임금 인상률이 높은 비율은 42%였다.

앞서 지난 3일 노동부가 공개한 1월 고용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일자리가 시장 전망치의 3배에 가까운 51만7000개 증가한데다 실업률은 3.4%로 54년만에 가장 낮았다.

일부 기술기업(빅테크)의 대량 해고에도 전반적인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뜨겁고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은 높아진 셈이다. 경기침체 우려로 연준이 정책전환에 나설 것이란 예측은 전제부터 어긋났다.

여기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물가는 시장에 결정타를 날렸다.

전날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6.4% 올라 7개월 연속 상승폭이 줄긴 했지만 전달보다는 0.5% 올랐다. 시장이 기대하는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유효하긴 하지만 그 속도가 더딘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이달 초까지만 해도 최종금리 수준을 4.9%로 보던 시장은 오는 8월 5.28%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조지프 루이스 상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시장이 너무 앞서나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장이 완전히 기대를 꺾은 것은 아니다.

고용 호조와 디스인플레이션에 주목하면 ‘경기침체 없는 물가 안정’이란 최상의 시나리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상을 웃돈 소매판매와 함께 이날 발표된 뉴욕 연은 제조업지수 호조는 경기침체나 소강 상태 없이 상당 기간 호황을 유지하는 ‘노랜딩’ 전망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전날 약세를 보였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이날은 소폭 상승한 것은 이 때문이다. 혼재된 지표와 그에 따른 해석 및 전망의 아직 어느 한쪽의 손을 완전히 들어주지 않고 있다.

때문에 시장은 앞으로 발표될 주요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월 물가 지표는 3월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전에 열리는 만큼 연준의 선택과 시장의 기대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