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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사 이자 수익만큼 연체율도 높아졌다
지난해 4분기 이후 급등세
카드사는 은행보다 더 심각
대손 충당금도 역대급으로

지난해 금리가 오르면서 주요 금융사가 사상 최대 이자이익을 거둔 반면, 빚 갚기 어려워진 이들이 제 때 대출 상환을 못하면서 연체율도 슬그머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년 만에 기준금리가 3%대 오른 작년 4분기엔 금리 상승 부담이 누적되면서 연체율도 밀려올라갔다. 또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출상품의 연체율이 더 큰 폭으로 올라, 빚 부담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상반기 변동 없던 연체율 4분기 쑥...‘급전’ 담당 카드사는 더 올라=지난해 4대 금융그룹의 은행 및 카드연체율은 일제히 올랐다.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을 보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0.19%에서 0.22%로 올랐고, 하나금융 또한 0.16%에서 0.2%까지 뛰었다. 4대은행 중 가장 낮은 연체율을 보였던 KB국민은행 또한 1년새 0.04%포인트(p) 오른 0.16%을 기록했다.

연체율은 상반기엔 큰 변동이 없다가 사실상 작년 9월 이후 4분기에 상승했다. 시중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연체율은 9월 0.16%에서12월 0.19%로 0.03%포인트 올랐다. 상반기까지 1%대였던 기준금리가 7월 2.25%로 오른 뒤, 10월부터 3%대로 올라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민의 급전 창구인 카드사의 연체율은 은행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해 연체율이 0.66%에서 1.21%로 뛴 우리카드를 포함해 주요 카드사 연체율이 일제히 1% 안팎까지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간 정부의 만기·상환 유예 등 정책지원에 가려졌던 부실 위험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더라도 인하까진 시차가 있는만큼, 당분간 연체율 추이가 꺾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카드연체율의 경우 현금 서비스 관련부분은 일부 자연 증분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아직 우려되는 정도가 아니라고 파악은 하지만, 금리상황이나 여러가지 환경을 종합해봤을 때 올해에도 연체율 수치는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늘어난 이익만큼 높아진 대출 부실 위험...대손충당금도 역대급 쌓아야=대출 부실에 대비해 금융사도 역대급 대손충당금을 쌓아 대비하고 있다. 특히 작년 4대 금융지주가 이자이익으로만 40조원 가까이 벌어들인 만큼, 충당금을 적립할 여력은 더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가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등에 대비해 새로 쌓은 대손충당금(순전입액)은 5조1033억원으로 1년 전 3조2509억원보다 2조 가까이 늘었다.

올해도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는 데다가, 지난해 금리 상승으로 인한 역대급 이자 이익에 대한 따가운 시선도 이를 재촉할 전망이다. 대손충당금은 발생하지 않아도 회계상 손실로 처리되기 때문에 이익이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온다.

금융당국도 금융사에 손실 흡수 능력을 더 키울 것을 주문하며 충당금을 더 준비하라고 권하고 있다. 아예 올 상반기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요구권’ 도입에 나설 계획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해 실적을 견인한 이자이익의 경우 앞으로 증가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며 “올해는 연체율과 같은 안정적인 건전성 관리 측면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소상공인 만기연장·상환유예 정책으로 인한 연체율 착시, 경기 둔화에 따른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상승 등 우려되는 부분을 얼마나 철저하게 관리할 수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늘어난 이자에 배당 등 주주환원책 확대도 예고=충당금 적립과 동시에 각종 주주환원책도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배당에 대해 사회적 책임, 자본건전성 유지를 전제로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배당을 늘릴 명분이 생긴 것이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실적 자체가 워낙 좋은데다 건전성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배당여력이 생긴 것”이라며 “주가 저평가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배당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의 경우 올해도 분기 배당을 정례화하고, 배당성향 26%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합해 총주주환원율을 33%로 높이는 방안을 발표했다. 신한금융 또한 결산 배당금을 865원(연간 2065원·배당성향 23.5%)으로 정하고, 자사주 1500억원어치를 매입·소각해 총주주환원율을 3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자사주 1500억원어치를 매입·소각해 총주주환원율을 27%로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우리금융도 총주주환원율을 30%로 올리겠다는 목표치를 내놨다.

서정은·김광우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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