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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벤처캐피털 OECD 5위, 자금 투자 필요한 혁신기업엔 은행 대체
한국은행 보고서
VC 발달 국가, 은행 위기 부정적 역할 완화
[사진=한국은행]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외부에서의 투자가 중요한 기술혁신 기업일수록, 은행에서의 대출이 여의치 않으면 혁신 활동이 크게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벤처캐피탈이 발달한 곳에선 은행의 자금 공급 역할을 대신하면서, 부정적 효과를 상쇄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간한 'BOK 경제연구-Banking Crisis, Venture Capital and Innovation(은행 위기와 벤처캐피털이 기술혁신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외부에서의 자금이 많이 필요한 산업일수록 ‘뱅크런’ 등으로 은행이 자금 공급을 원활히 못할 때 기업 활동이 대폭 줄었다.

한은은 31개국 제조업체의 혁신 활동을 산업 단위(20개)로 측정할 수 있는 패널 데이터(1980~2012년, 미국 특허청(USPTO) 자료)를 기초로 은행 위기 자료, 벤처캐피털 자료를 결합해 분석했다.

은행이 위기를 겪어 신용대출 등 자금 공급 역할을 하지 못할 때에는 각 산업의 외부 금융 의존도가 한 단위 증가할 때마다 특허의 출원 수와 인용 수가 평균적으로 각각 35.9%, 11.5% 감소하며 특허 독창성(다양한 분야를 인용할수록 높음)과 일반성(다양한 분야로부터 인용 받을수록 높음) 점수도 각각 17.6%, 26.6% 감소했다.

이러한 은행 위기의 부정적 영향은 벤처캐피털이 발달한 곳일수록 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한 국가의 벤처캐피털 지수(7점 만점)가 평균(3.786)보다 1.458점 높을 경우 은행 위기의 특허 출원 수에 대한 부정적 충격이, 0.848, 0.963, 1.701 이상 높을 경우 각각 인용수, 독창성, 일반성에 대한 충격이 완전히 상쇄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은 금융적인 자원뿐만 아니라 사업적 네트워크, 경영 및 기술적 컨설팅, 모니터링, 멘토링 등의 비금융적 자원을 제공하면서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비효율을 완화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식재산권 제도와 민주주의 정치 제도가 확립된 나라일수록 은행의 자금 공급이 위기를 겪어도 이에 따른 부정적 효과가 크게 완화됐다.

성원 한은 미시제도연구실 과장은 "기술 혁신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벤처캐피털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특히 은행 신용 경색 또는 은행 위기 시 벤처캐피털이 대체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벤처캐피털 시장이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제도적 뒷받침 없이는 효율적인 투자 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의 벤처캐피털 투자는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미국, 이스라엘, 캐나다, 영국에 이어 5위다.

성 과장은 "연구 분석 기간인 1980~2012년에는 한국의 벤처캐피털 투자가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지만 현재는 평균보다 높다"며 "과거보다 은행 위기 시 벤처캐피털이 대안적 역할을 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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