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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모델링 번진 공사비 폭탄
둔촌현대1차 2배로 증액
시공사 3,3㎡당 800만원 통보

자잿값·인건비 상승으로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공비 갈등이 리모델링 사업지까지 번졌다. 서울 강동구 둔촌현대1차의 리모델링 조합이 시공사로부터 3.3㎡당 800만원에 달하는 공사비 인상액을 통보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향후 리모델링 정비사업지 전반에서도 시공비 증액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3면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현대1차 리모델링 조합은 최근 시공사로부터 공사비 증액 통보를 받았다. 2018년 3.3㎡당 약 400만원에 공사비를 책정한 뒤 2020년 착공을 앞두고 한 차례 인상에 이어 두번째 증액이다. 금액은 5년 전에 비해 2배 오른 3.3㎡당 800만원을 넘었다.

둔촌동 현대1차는 지상 11~14층 5개동, 전용면적 84㎡ 498가구로 구성된 단지다. 1984년 입주했다. 2021년 9월 착공해 기존 5개동 전용면적 84㎡형이 각각 90㎡(457가구), 105㎡(41가구)로 커진다. 여유부지에는 3개동을 별동으로 짓고 신축 74가구는 모두 전용면적 84㎡ 구성해 일반 분양될 예정이다. 내년 10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외부 전문 인력을 통해 공사비 증액 요청을 검토한 결과, 실제보다 과도하게 높은 수준으로 확인된다”며 “세부 내역 공개없이 당초 계약에 없던 증액까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사가 시작되면 사업을 돌이킬 수 없는 조합의 입장을 시공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다수 리모델링 사업장의 어려움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애초 계약 시점 대비 물가가 급상승하고 금리가 인상되는 등 사업 부담이 늘어났으며, 초기 설계에 없던 사안들이 추가로 반영되는 등 초기 공사비로는 사업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어 조합 측에 불가피하게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게 됐다”며 “공사의 중단이나 공기 지연과 같은 더 큰 손실이 발생되는 일이 없도록 공사를 마무리해 최고의 품질로 조합에 보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공비 갈등은 최근 주요 재건축 사업지에서 두드러진다. 공사비 갈등으로 반년 동안 공사가 중단되며 1조6000억원 가까운 추가 비용이 발생한 둔촌주공 사태가 대표적이다. 삼성물산이 시공 중인 래미안원베일리도 재건축 조합과 공사비 증액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1년 사이 공사비가 대략 25% 올라 이대로면 적자가 나는 사업지도 많다”며 “조합원의 사정도 딱하지만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리모델링 사업지는 재건축과 비교해 비용, 기간, 주택 공급 측면에서 더 불리한 구조여서 이번 둔촌현대1차를 계기로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이 보다 빈번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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