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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M 분쟁, 주가·연예산업 지형도 바꾸나
“카카오와 제휴 주주가치 제고”
얼라인, 지배구조 개선 긍정 반응
이수만 “제3자 전환사채 등 위법”

카카오의 지분 인수로 시작된 에스엠과 이수만 대주주 간 경영권 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에스엠의 현 경영진이 이수만을 배제한 카카오와의 협력을 구상하자 이수만은 급히 귀국해 가처분 신청으로 제동을 걸었다. 에스엠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던 행동주의 펀드는 현 경영진의 편에 선 가운데, 경쟁사인 하이브가 참전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로 현 경영진과 설립자 이수만간의 갈등이 경영권 분쟁이 확산하고 있다. 에스엠은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제3자 방식으로 약 1119억원 상당의 신주와 1052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가 지분 약 9.05%를 확보하면 에스엠 2대주주로 부상한다. 반면 신주 발행으로 이수만 지분은 18.46%에서 16.78%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카카오와 현 경영진의 연합에 이수만은 가처분 신청으로 대응하고 있다. 8일 해외에서 급히 귀국한 이수만은 제3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동부지법에 제출했다. 이수만 측은 제3자 신주·전환사채 발행은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어야 하고,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최소로 침해하는 수단을 택해야 한다며 이번 결의가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스엠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해온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현 경영진을 지지하고 있다. 얼라인은 지난해 3월 이수만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 인세로 에스엠의 이익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계약 종료를 압박해왔고, 이에 에스엠이 계약 조기 종료를 결정한 바있다. 얼라인은 “이번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가 기본적으로 SM 3.0 전략의 추진과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지지한다”며 제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주주에게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수만이 경쟁사인 하이브에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단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영권 분쟁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하이브는 이수만이 2020년 지분 매각에 나섰을 대부터 인수 의사를 밝혔으나, 이수만이 이를 꺼려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CJ ENM이나 카카오로의 매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하이브가 유력한 선택지로 떠올랐다.

경영권 경쟁이 가시화하면서 에스엠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에스엠의 주가는 8일 9.54% 올랐고 인수자인 카카오 주가는 전날에 이어 강세를 보였다. 하이브 주가도 9일 장 초반 2.23%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는 이수만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지분경쟁으로 에스엠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분 매각 시나리오에 따라 주가가 13만에서 16만800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DB금융투자와 하이투자증권은 각각 12만원, 11만3500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단, 경영권 분쟁이 원만한 합의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가 전망 역시 안갯속이다.

지배구조 개선과 카카오와의 사업 협력은 중장기적인 기대 요소다. 현 경영진은 얼라인의 주주제안을 수용하고 음악 제작 체제를 재편하는 등 이수만 중심의 지배구조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 주주가치 상승을 위해서는 거버넌스 개선과 안정적 음악 제작 체제를 통한 이익 및 주주환원 강화 방안을 발표한 경영진 측의 승리가 필요하다”며 “이수만 측이 승리할 경우 기존 음악 제작 체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거버넌스 개선안도 온전히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네이버’ 동맹을 잇는 카카오와의 협력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하이브가 엔터사 중 시가총액 1위로 평가받는 원인으로 소속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플랫폼 사업 역량, 네이버와의 동맹에 따른 기업가치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2021년 자회사 위버스컴퍼니를 통해 네이버의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브아라이브’를 인수했고 네이버는 위버스컴퍼니 지분 49%를 취득했다. 하이브는 이를 통해 자사 팬 커뮤니티 플랫폼에 ‘위버스 라이브’를 도입하고 자동 번역 등 네이버의 IT 기술력을 활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 웹툰과 손잡고 방탄소년단 등 소속 아티스트 IP(지적재산권) 기반 웹툰·웹소설을 선보이는 등 콘텐츠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연예매니지먼트, 웹툰, 드라마·영화 제작, 음악 유통 플랫폼 ‘멜론’ 등 엔터 콘텐츠 전반의 장르를 보유하고 있다. 에스엠은 체계적인 아티스트 트레이닝 시스템과 글로벌 IP를 보유하고 있어 두 기업 간 시너지는 극대화할 것으로 평가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카카오와의 전방위적인 파트너십이 체결될 경우 카카오가 보유한 콘텐츠 관련 밸류체인 및 메타버스 역량 전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제인 기자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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