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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물가 3%대? 고용·중국변수 속 장담할 수 없다
중국 리오프닝, 수요發 인플레 불러온다
올해 고용한파도 중국 리오프닝이 변수
제조업 살면 한파 예상보다 미미할 수도
성장률 등 경제 전반 긍정적 영향 예상되나
물가만 보면 상방압력…금리인하 시계제로
고물가로 외식 물가가 치솟으며 밀키트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해 밀키트 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124% 증가했다. 이마트24는 수요를 반영해 지난해 1월 28종이었던 밀키트 상품을 1년만에 45종까지 늘렸다. 8일 오후 서울의 한 이마트24.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중국 리오프닝(오프라인 활동 재개)’이 올해 물가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물가상승률을 3.5%로 예측하고 있지만, 수요가 거세게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공공요금·가공식품·외식 분야에서 원자재 가격이 충분히 전이되지 않아 추가 상방압력도 있다.

고용호조세는 꺾일 가능성이 크지만, 그 속도와 폭을 가늠하기 어렵다. 중국 리오프닝으로 제조업이 살아나면 고용한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고용이 견조하게 지탱되면 경제 전반엔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물가만 떼고 보면 상방압력 요인이다. 물가 전망이 점차 불투명해지면서 금리인하 시점을 점차 가늠하기 어려워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2.50(2020년=100)으로 2020년 대비 5.1% 올랐다.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공공요금 인상세가 심상치 않다. 전기료는 1981년 1월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공공요금 물가가 2차 석유파동 당시와 비견될 정도로 뛰고 있는 셈이다.

전기료는 1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9.5% 상승했다. 지난달 상승폭은 18.6%였다. 전기료 물가 상승세는 지난해 4분기 내내 18.6%를 유지했는데, 새해 첫 달이 되자마자 3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뛰었다. 전기료 물가 상승 폭이 30%를 상회한 시기는 1981년 1월(36.6%)밖에 없다. 1981년은 ‘2차 석유파동(1978~1980년)’이 직접 영향을 준 해다. 도시가스는 4개월 연속 전년동월비 36.2%를 나타냈다. 지역난방비도 4개월 연속 34.0%를 기록했다.

먹거리 물가도 오름세가 거세다. 가공식품물가는 10.3%, 외식은 7.7%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삼겹살·김밥·자장면·냉면 등 서울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는 주요 외식 품목 평균 가격은 지난해 대비 5~14% 상승했다.

새해에도 꺾이지 않는 물가상승세는 하반기로 갈수록 기저효과 등 이유로 안정화 될 수 있고, 정부도 이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변수가 생기면서 이 같은 계산엔 일부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경제성장률 1.6%를 예상할 때만 해도 세계적 경제분석이 ‘최악의 해’ 수준으로 암울했으나, 새해에 들어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 때문에 상황이 달라졌고, 성장률이 생각보다 견조하게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제성장률에 대한 긍정적 분석이기도 하지만, 물가 측면에선 추가적 상방압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지난 7일 'BOK 이슈노트'에 실린 '향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향후 중국 리오프닝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경기의 진작효과가 크겠으나, 주요국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중국 공급망 차질 완화에 따른 하방요인과 원자재 수요 확대 등에 따른 상방요인이 혼재되어 있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재확산에 따른 차질 정도가 과거 확산기에 비해 작았던 만큼 추가적인 완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면 중국의 펜트업(이연) 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경우 원자재가격 등에 상방요인으로 작용 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고용은 한파가 예상되지만, 지금까지는 호황을 부인하기 어렵다. ‘2022년 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08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81만6000명 증가했다. 2000년(88만2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 수준의 증가다.

게다가 고용 자체도 중국 리오프닝 변수와 맞물려 있다. 고용한파는 제조업에서 전망되고 있는데, 중국 리오프닝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되면 제조업 고용이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

제조업은 17개 산업군으로 분류된 전체 취업 시장에서 최대 규모인 16.1%(12월 기준)의 비중을 차지한다. 즉, 제조업이 살아나면 고용도 살아난다. 다만, 지금까지는 하락세다. 12월 제조업의 취업자 수 증가 폭은 8만6000명으로 9월 이후 4개월째 하락했다.

중국 변수 그리고 고용이 전반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올해 물가상황 나아가 금리인하 시점도 알기 어렵게 됐다. 우리나라 금리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경제클럽 주최 대담에서 1월 고용 통계에 대해 "이렇게 강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며 "(긴축 정책이) 왜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절차인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지표가 계속해서 예상보다 강하고, 이미 시장에 반영된 수치나 연준의 전망치 이상으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분명히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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