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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대그룹株 새해 성적표 가른 배터리의 힘…LG 가장 높이 날았다 [투자360]
[123rf·각사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연초 국내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5대그룹주(株) 주가 역시 일제히 상승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각을 드러낸 곳은 그룹주 시가총액(시총) 증가율이 코스피 전체 시총 증가율의 2배에 육박한 ‘재계 서열 4위’ LG였다. 2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면서 국내 증시 ‘시총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빠른 속도로 오른 것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LG 이외에도 재계 순위 1·2위인 삼성·SK의 시총이 반등하는데도 각 그룹 내 2차전지 관련주들이 선봉에 선 모습이었다.

LG그룹 시총 17.4%↑…‘24.5%↑’ LG엔솔 덕분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대그룹주의 작년 마지막 거래일(12월 29일) 시총과 전날 시총을 비교한 결과 LG그룹이 17.4%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그 뒤를 SK(13%), 현대차(10.5%), 삼성(9.4%), 롯데(0.7%) 순서로 뒤따랐다.

LG·SK·현대차그룹의 시총 증가율은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시총 증가율 9.8%를 넘어섰다. 삼성그룹은 이에 다소 미치지 못했고, 롯데는 코스피 평균치는커녕 겨우 마이너스(-)를 면하는 정도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LG그룹 시총 약진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2차전지’였다. LG그룹 전체 시총의 54.7%를 차지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연초에만 24.5% 증가했다. 올 들어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하락한 날은 총 25거래일 중 6거래일에 불과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상승 이유로 “올해 1분기 전기차 산업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에도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정책에 따른 급격한 판매량 증가로 (2차전지 업체들의)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 점”을 꼽았다. 우리사주 보호예수 해제에도 직원 상당수가 자식을 팔지 않으며 ‘의리’를 지킨 것도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 우려를 씻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대하며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던 LG화학 주가 역시 연초 빠른 속도로 치솟으며 시총이 13.5%나 늘어난 것도 그룹주 전체 시총 증가에 일조했다. 지난해 LG화학은 배터리 관련 사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초로 매출 50조원 선을 돌파한 바 있다.

이 밖에도 LG전자(+17.9%), LG디스플레이(+12.8%), LG이노텍(+9.9%) 등 전자 관련주 역시 LG그룹주의 연초 시총 증가세를 뒷받침했다.

삼성·SK그룹 시총 증가도 2차전지가 이끌어

삼성·SK그룹의 시총 증가세 역시 2차전지 관련주가 이끌었다.

SK그룹주 내에서 가장 큰 폭의 시총 증가율을 기록한 곳은 배터리 분리막 제조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38.7%)였다. 이 밖에 2차전지 전해액을 생산하는 SK케미칼과 배터리용 실리콘 음극재 등을 생산하는 SKC의 시총도 같은 기간 각각 18.1%, 13.1%나 늘었다.

다만, SK그룹 내에서 2차전지 대표주로 꼽히는 SK이노베이션의 시총 증가세는 5.6%에 그쳤다. 2차전지 관련주에 투자금이 몰리는 와중에도 지난해 4분기 6833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하회한데다, 자회사인 SK온의 흑자 전환 달성마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내에서도 삼성SDI의 시총이 20.3%나 늘어나며 그룹 내 종목들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올 한 해도 2차전지주가 삼성·SK·LG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중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규정이 발표될 경우 2차전지주들이 어떤 수혜를 입게 될지 구체화될 것”이라며 추가적인 주가 상승 동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차·기아 선전에 현대차그룹도 ‘활짝’…롯데만 ‘울상’

한편, 작년 내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던 5대그룹 내 반도체주의 반전도 눈에 띄었다.

SK하이닉스의 시총 증가율은 21.1%에 이르렀고, 삼성전자와 국내 최대 반도체 기판 제조사 삼성전기의 시총 증가율은 각각 11.9%, 11.7%로 그룹 전체 시총 증가율을 웃돌았다.

현대차그룹은 그룹의 ‘양대 기둥’으로 불리는 현대차(+12.9%)와 기아(+18.9%)의 선전이 그룹주 전체 시총 증가세를 이끌어나가는 모습이 뚜렷했다.

5대그룹 중 유독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롯데그룹은 가장 덩치가 큰 롯데케미칼의 시총이 2% 감소한 가운데, 롯데칠성(-3.6%)·롯데제과(-3.6%) 등 식음료주의 부진이 뼈아팠다.

그나마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정밀화학의 시총이 각각 3.6%, 1.2%, 5.5% 늘어나며 그룹 전체 시총 증가율이 ‘마이너스(-)’의 늪에 빠지는 것을 모면한 정도였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 생산 세계 1위 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 미래먹거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2차전지 산업에 대한 진출을 마무리할 경우, 5대그룹이 모두 2차전지 관련 사업에 뛰어든 모양새가 된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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