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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급 실적 카드사, 직원엔 ‘성과급잔치’ 고객엔 ‘짠돌이’
수입비율 4분기만에 최고 기록
소비자 대출·한도 조정은 칼같이

카드사의 역대급 실적이 예고돼 있는 가운데 금융소비자 사이에선 적은 한도로 답답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일괄적·일률적 카드 한도 축소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카드사는 대내외 경제 여건을 고려해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는 입장이다.

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의 분기별 수수료 등 수입비율은 지난해 4분기 현금서비스 17.99%, 카드론 13.31%로 4분기 동안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수료 등 수입비율은 분기 중 융통한 자금에 대해 약정기간 중 발생한 이자·수수료 등의 총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연율로 환산한 것이다. 이른바 ‘이자장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높은 대출금리를 취급하며 벌어들이는 이자 비중은 높아졌지만, 영업비용은 더 줄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카드사는 오프라인 마케팅 비용 등을 절감해 영업비용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카드사 직원이 고액의 성과급 잔치가 가능해진 배경이다. 삼성카드는 매년 주는 성과급으로 연봉의 50%를 지급했다. 신한카드, 롯데카드 등도 전년 대비 더 높은 성과급을 받게 된다.

조달금리도 숨통이 트였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6일 한국자산평가 기준 금융채Ⅱ(AA0) 3년물 금리는 4.2%대로 연말 대비 1.38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6%대까지 치솟으며 채권시장이 경색됐던 때와 달리 조달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조건 개선에도 일부 카드사는 신용카드 한도를 동결하고 여전히 고객에게 낮은 한도를 부여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달에도)축소한 한도를 늘리지는 않았다”며 “경기도 계속 어렵고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확대 정책을 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도 빗장을 다소 푼 카드사도 있지만, 금융소비자는 체감하기 어렵다. 정작 필요한 사람은 여전히 카드 한도가 더 낮고, 대출도 보수적으로 취급하고 있어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1인당 1년에 3~4번은 한도 검토 및 조정이 들어간다”면서 “다중채무자나 위험도가 높은 이들에게는 더 엄격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한 문제인식을 갖고 일괄적인 대출 중단이나 한도 조정을 견제하는 목소리를 유지해왔다. 다만 앞으로도 녹록지 않은 경제 대내외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돌입한 카드사에 대해 대출 확대와 관련된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부여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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