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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與 당권주자 일제히 “내가 적임자”…황교안 당원소환제·천하람 족자 주목
‘친이준석계’ 천하람 “대통령 공천 불개입하도록 당헌 개정”
金 “대통령과 수시로 소통하며 ‘살아있는 정당’ 만들겠다”
安 “1위 후보가 사퇴하는 것 봤냐” 잇따른 공세에도 자신감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한 달 여 앞둔 7일, 비전발표회에선 ‘윤심’, ‘윤핵관’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다. 대통령실에 이어 당 지도부에서도 ‘윤핵관’이라는 단어 사용을 금지하자 당권주자들 모두 직접 발언은 자제했지만, 친이준석계 천하람 후보는 ‘권력자의 소수 측근’ 등 단어를 사용하며 간접적으로나마 ‘반윤핵관’ 후보임을 강조하려는 모양새였다. ‘양강 후보’ 김기현, 안철수 후보는 발표회 전 웃으며 대화를 나눴지만, 묘한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언론, 선거캠프 관계자 외 출입이 금지돼 각 후보 지지자 간 ‘기싸움’은 펼쳐지지 않았다. 다만 발표회가 열린 서울 강서구 스튜디오 앞에는 김기현 후보를 응원하는 15~20명 지지자들이 일찌감치 나와 김 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김 후보가 도착하자 ‘사랑해요 김기현’, ‘당대표는 김기현’ 등 구호를 외치며 김 후보를 응원했다.

7일 국민의힘 비전발표회가 열린 서울 강서구 스튜디오 앞에서 김기현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서있다. 신현주 기자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김기현·천하람·안철수 후보가 대화하고 있다. [연합]

“어제 뭐했어요?” (윤상현)

“상황도 점검하고 팜플렛 문구도 수정하고…” (안철수)

발표회 전 모든 관심은 안철수 후보에게 쏠렸다. 안 후보는 ‘윤안 연대’ 등 표현을 썼다가 대통령실과 공개 갈등을 맺은 뒤 전날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그는 일찌감치 발표회 장소에 도착해 천 후보와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윤상현 후보는 안 후보에게 “어제는 뭐했냐”는 다소 뼈아픈 질문을 던졌고, 안 후보는 ‘전반적인 상황을 점검하고 팜플렛 문구도 수정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건넸다. 안 후보는 김기현 후보와도 짧은 인사를 주고받았다.

천하람 “당헌 개정해 尹 공천 불개입”·황교안 “최고위원 1명은 책임당원 몫”

당대표 후보 비전발표는 천하람, 황교안, 김기현, 안철수, 조경태, 윤상현 순으로 이뤄졌다. 어두운 정장 차림에 ‘보수’의 상징인 빨간색 머플러 혹은 넥타이를 맨 후보들은 일제히 자신이 ‘내년 총선 승리의 적임자’라고 외쳤다. ‘윤심 논쟁’ 당사자인 김 후보와 안 후보는 이전과 큰 차이 없는 메시지를 냈다. 김 후보는 “대통령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24시간 민심을 듣고 당심을 듣는 ‘살아있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자신이 ‘친윤’ 주자임을 강조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안 후보는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의석을 탈환해 170석으로 총선을 압승하겠다”며 ‘수도권 승리론’을 재차 말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천 후보는 '대통령 공천 불개입'과 '공천 자격 고사 의무화'가 적힌 두가지 비책을 공개했다. [연합]

천 후보는 국민의힘 개혁과 총선 승리를 위한 2개의 ‘비책 두루마리’를 들고 무대에 섰다. 천 후보는 “당대표가 된다면 당헌 제8조를 개정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현행 당헌 제8조에는 대통령이 된 당원은 국정운영 과정에서 저희 당의 당헌, 당규를 충실히 반영하고 우리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충실히 뒷받침하도록 하고 있다”며 “저는 여기에 ‘대통령의 공천 불개입’에 관한 조항을 추가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께서는 권력자나 그 권력자의 소수 측근에 의한 공천보다는 정말로 우리 국민과 당원들에 의한 선택을 더 중시하시기 때문”이라며 부연했다.

천 후보는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 당시 제시했던 ‘PPAT’를 지역구 의원들에게 확대적용하겠다고도 말했다. 천 후보는 “이 공약의 의도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을 내세우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 당이 국민들께 잘하기 경쟁을 하는 정당으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각 후보들은 당원권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황교안 후보는 “최고위원 1명과 여의도연구원장, 중앙연수원장은 책임당원의 몫이 될 것”이라며 “30년 자유민주 정권을 이뤄내기 위해서 10만명의 인재들을 양성하고 전국을 누비며 인재를 찾아 나서겠다”고 말했다. 윤상현 후보는 “책임당원들의 의사로 당협위원장, 국회의원들의 지위를 박탈할 수 있는 당원소환제를 실시하고 당 대표 직속의 신문고를 설치하여 중앙당이나 당원협의회의 의사를 알릴 수 있는 창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당 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 윤상현, 황교안, 안철수, 천하람, 김기현 당 대표 후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유흥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김석기 사무총장. [연합]
안철수 “金, 중도사퇴 안돼” vs 김기현 “安, 과거 발언 해명해야”

후보 간 신경전은 발표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개됐다.

먼저 발표를 끝마친 김 후보는 ‘안 후보의 어떤 부분이 국민의힘 정체성에 맞지 않냐’는 질문에 “그동안의 과거 발언, 행동과 관련해 우리당이 지향하는 가치와 부합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에 본인이 그점에서 해명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답했다. 김 후보는 해당 비판이 ‘네거티브 경쟁’이라는 취지의 지적에 대해서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네거티브는 개인의 신상 관련이지만, 정책 검증은 그분이 대표가 되면 어떤 정책을 펼칠지 검증하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천 후보가 제안한 ‘대통령 공천 불개입 당헌 개정’에 대해서도 김 후보는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하지 않고 시험을 쳐서 후보를 선발하고, 그래서 당선이 되는 것 자체가 필요충분조건이 성립하는지는 모르겠다”고 견제했다.

앞서 김 후보는 발표회 시작 전 SNS에 “반 대한민국 보도의 총본산 ‘언론노조’를 지지하는 안철수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가 될 자격이 있느냐”며 “만약 (안 후보가) 입장 표명에 주저하거나 회피로 일관한다면 안 의원의 전당대회 후보직 사퇴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직격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의 ‘색깔론’ 문제제기에 대해 “SNS까지 하실 시간이 계시다니 참 부지런하시다”며 비꼬았다. 안 후보는 “제가 더불어민주당의 정체를 확실히 알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야당으로 함께 민주당을 상대로 열심히 싸웠다”며 “결국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제 모든 것을 바쳐서 야당이 이기면서 정권교체의 기반이 마련됐고 제가 윤석열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통해 정권 교체에 일조했다”고 맞받았다.

안 후보는 자신의 중도사퇴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절대로 김 후보가 사퇴하시면 안되고 끝까지 함께 해달라”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관련 입장을 재차 묻자 그는 “1위 후보가 사퇴하는 것 보셨냐”고 반문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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