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5.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점유율 상승폭 1위를 기록했다.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구사한 성과다. 현지 완성차 시장의 침체가 이어진 한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6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유럽 완성차 시장 점유율은 9.40%로 2021년(8.65%)보다 0.75%포인트 올랐다. 이는 점유율 상승폭 1위다.

도요타(0.69%포인트), 포드(0.17%포인트), 르노(0.12%포인트), 메르세데스-벤츠(0.04%), 혼다(0.01%) 등이 점유율 상승을 기록하며 현대차·기아의 뒤를 이었다.

반면 유럽 시장 1위인 폭스바겐의 지난해 점유율은 24.72%로 전년 대비 0.40%포인트 하락했다. 2위인 스텔란티스도 18.18%로 2.01%포인트 떨어졌다. 재규어랜드로버, 볼보, 미쓰비시, 마쯔다, BMW, 닛산 등 8개 제조사도 점유율이 후진했다.

ACEA는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영국 등 유럽 30개국의 자동차 판매량을 집계한다. 지난해 유럽 완성차 시장 판매 규모는 1128만6939대였다. 전년(1177만4822대)보다 4.1% 줄었다.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악재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는 멈추지 않고 달렸다. 실제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유럽 판매량(106만989대)은 전년보다 4.2%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9.4%로 유럽 진출 이후 처음으로 9%대에 올랐다. 3위인 르노그룹(106만1560대)과는 500대 수준의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효자는 전기차였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은 14만3460대로 2021년(13만5408대)보다 5.9% 증가했다.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기아의 친환경 전용 모델 니로 EV(3만8122대)였다.

한편 올해 실적은 미지수다. 현대차는 최근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유럽 판매 목표를 전년보다 4% 늘어난 59만3000대로, 기아는 4.2% 올린 57만대로 제시했다. 고금리와 소비자 심리 위축, 유럽의 전기차 보조금 하향 등이 과제로 꼽힌다.

기아 전기차 유럽 홍보영상. [출처=기아 유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