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제품 수요 올해 반등 가능성 있어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 [금호석유화학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올해 주력 제품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지난해 말 사내이사에 선임돼 그룹 3세 경영에 본격 나선 박준경 사장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2257억원으로 전년(2조4068억원) 대비 5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매출은 약 4% 줄어든 8조140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적 부진 원인은 주력 상품인 NB라텍스의 수요 약화다. 의료·조리용 장갑 재료로 쓰이는 NB라텍스는 코로나19 이후 필수 위생용품 소재로 인식되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부진 여파로 NB라텍스 수요는 급격히 감소했다. 그 결과 한때 t당 200달러를 넘었던 NB라텍스 가격은 지난해 100달러 초반까지 하락했다.
올해 초에도 금호석유화학은 어려움을 맞았다. 우선 NB라텍스 시황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초순 국내 NB라텍스 가격이 지난 1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핵심 제품인 타이어용 합성고무 수요는 타이어 시장 부진으로 악화됐다.
악재에도 두 제품 수요는 올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NB라텍스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NB라텍스를 많이 비축했던 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올해부터 떨어질 것”이라며 “제품을 생산하고자 업체들이 다시 NB라텍스를 주문할 것”이라고 했다.
타이어용 합성고무는 전방 사업인 전기차 시장 성장의 혜택을 볼 전망이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고기능성 타이어 수요는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올해 성장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금호석유화학을 이끄는 박준경 사장의 리더십에 달렸다. 박준경 사장은 2007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한 이후 2010년 금호석유화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해외영업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다. 영업을 통해 쌓아 올린 네트워크는 금호석유화학의 해외 사업 반등에 크게 이바지했다. 그 결과 박준경 사장은 작년 6월 부사장 시절 박찬구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의 견제에도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사장 승진에 성공했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은 고기능성 타이어용 합성고무인 SSBR에 바이오 실리카를 적용할 수 있는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 실리카는 기존 규사 기반의 실리카와 달리 쌀겨에서 추출한 실리카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 공법으로 분류된다.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한다. 박준경 사장이 점찍은 탄소나노튜브(CNT)가 대표적이다. CNT는 탄소기반 차세대 신소재로, 철강의 100배에 달하는 강도를 자랑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는 물론 면상발열체 등 다양한 사업에 활용될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시장 성장에 대비해 CNT 생산능력을 2024년까지 연산 360t까지 늘릴 계획이다.
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