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기업들, 바이든 ‘엄포’에도 자사주 매입 급증
[AF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올해 1월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역대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사주 매입 대신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지만 통하지 않은 것이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금융정보업체 비리니 어소시에이츠 자료를 인용, 지난달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금액은 1320억달러(약 16조2000억원)로 역대 최대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1월보다 3배 가량 늘어난 것이며, 약 1100억달러로 종전 최고였던 2021년 기록을 15% 웃돈 수치다.

지난달 25일 석유기업 셰브론이 750억달러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전체 자사주 매입 규모를 키웠다. 다만 셰브론을 제외하더라도 1월 기준 역대 4번째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러한 자사주 매입 행렬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자사주 매입이 위축될 것이란 예상과는 어긋난 것이다. 지난해 11월 골드만삭스는 2023년 자사주 매입이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경기가 침체될 경우 4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제프 루빈 비리니 연구원은 “기업들의 어두운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은)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을 한다는 건 기업들의 자신감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위안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역대급 자사주 매입이 모두에게 환영 받는 건 아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줄곧 대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을 비판해왔다. 기업들이 본연의 생산·투자 등 사업 활동으로 경제 전체에 돈이 흘러들어가도록 노력하지 않고 경영진이 포함한 일부 부유한 주주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자사주 취득에 대해 1%의 세율을 매기고 있으며,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기업의 경영진이 일정 기간 회사 주식을 팔지 못하게 하는 등의 억제책을 내놓았다.

급기야 지난해 하반기엔 석유기업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유가 폭등으로 얻은 폭리를 자사주 매입에 쓰고 있다며 ‘횡재세’ 도입을 예고하기도 했다.

셰브론의 자사주 매입 결정이 나오자 바로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석유 생산량을 늘리기로 약속한 셰브론이 750억달러를 부유한 주주들에게 나눠주겠다고 한 건 말도 안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