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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적분할’ 현대百, 주주 친화 ‘자사주 소각’ 카드 꺼낸 이유는 [투자 360]
현대百, 3년 내 자사주 6.6% 신규 매입 후 소각
홀딩스도 자사주 6.6% 1년내 전량 소각 계획
주주가치 제고 요구 투자자 의견 적극 반영
더현대 서울 외관 전경. [현대백화점]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 인적분할에 나선 현대백화점이 자사주 소각 등 대대적인 주주환원정책 계획을 내놓은 배경을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존 주주가 분할 전 회사에 대한 지분율대로 신설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인적분할의 특성상 자사주를 활용한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대한 우려가 시장 전반에서 제기된 가운데, 자사주 소각은 이 같은 걱정을 불식하기 위한 현대백화점의 ‘승부수’로 보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오는 10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이 통과될 경우 3년 내 자사주 6.6%를 신규 매입해 소각하고, 인적분할에 따라 설립되는 현대백화점홀딩스(신설법인)가 보유하게 되는 자사주 6.6%도 1년 내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현대백화점의 행보가 눈에 띄는 이유는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했던 기업 중 분할 후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자사주 소각이란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한 유일무이한 사례기 때문이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백화점은 그간 주주환원에 있어 인색하다고 평가를 받아왔는다”면서 “지주사 전환 이후 전향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주행동주의가 대세로 떠오르는 등 주주가치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현대백화점이 확실한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이고 선도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백화점 측도 과거에 비해 전향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주주들이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춰 이번 조치를 내놓았다는 입장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과거 다른 기업들은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 시 자사주를 승계하는 것을 당연한 관례처럼 여겨왔지만, 최근 추세에 발맞춰 고심 끝에 분할 전 자사주 소각과 유사한 효과를 내는 환원책 추진을 결단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이미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된 뒤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경우 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다만, 임시주주총회와 분할 일정 등이 정해진 상황에서 분할 전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 속에 현대백화점이 불가피하지만 최선의 선택을 내놓았다는 평가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이 만약 분할 계획을 뒤집을 경우 분할 비율 재산정과 승인 절차에만 최소 1년 가까이 소요돼, 오히려 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이번 주주환원정책이 일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미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오는 10일로 예정된 임시주총에서의 인적분할 안건 통과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임시주총 전자투표가 진행 중”이라며 “인적분할에 다소 의구심을 가졌던 일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도 주주환원정책 발표 후 호의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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