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시 최대 3000억원까지 규모 늘릴 예정
최근 우량 기업의 회사채 흥행 성적에 기대감
태양광 투자 따른 재무 부담 완화에 도움될 듯
한화솔루션이 건설한 미국 텍사스주 태양광 발전소 [한화솔루션 제공]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한화솔루션이 최대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지난해 말 회사채 미매각으로 체면을 구긴 한화솔루션이 이번에는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태양광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자금조달 성공 시 재무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이날 2·3년물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금액을 최대 3000억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자금은 전액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여만이다. 다만 당시에는 2·3년물 1500억원 모집에서 130억원 주문을 받는 데 그치면서 미매각을 냈다. 레고랜드 사태와 연이은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이다.
다만 올해 들어선 우량 기업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조 단위 뭉칫돈이 들어오는 등 자금시장 분위기가 개선돼 한화솔루션도 무난하게 조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실제 LG화학은 지난달 회사채 40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10배에 가까운 주문이 몰려 8000억원으로 증액·발행했다.
경기침체 우려와 시황 악화로 석유화학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에너지 부문을 강화하며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선 지난해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신용등급은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에서 모두 ‘AA-(안정적)’다.
한화솔루션이 2021년부터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이번 회사채 발행이 향후 재무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내년까지 미국 조지아주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해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하기로 했다.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핵심 밸류체인(가치사슬) 5단계 가운데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제품을 한 곳에서 생산하는 것이다.
아울러 2019년 모듈 양산을 시작한 달튼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을 현재 1.7GW에서 올해 말까지 5.1GW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은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고유 자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차입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와 관련해 신용평가업계는 재무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석유화학 업황 저하에 따라 회사의 현금창출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로 차입금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데 투자 종료 후 사업환경이나 이익창출력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투자 확대로 사업경쟁력 제고가 예상된다”면서도 “이익창출력 대비 투자 규모를 고려할 때 중단기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이 둔화되고 차입금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시장 상황이 안 좋았지만 올해는 경색이 다소 풀려서 이번 회사채 발행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태양광 밸류체인 강화나 관련 신기술 연구개발 등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도 활발하게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