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최저임금 과속 때문? 셀프주유소 사상 첫 5000개 돌파 [비즈360]
셀프주유소 비중도 50% 육박
정유업체 주유소 변신에 속도
전기차 이용 고객이 SK 동탄주유소의 전기차 충전기로 셀프 충전을 하고 있다. [SK에너지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우리나라 셀프주유소가 사상 처음으로 5000개를 돌파했다. 전체 주유소는 감소했지만 셀프주유소는 늘면서 차지하는 비중도 50%에 육박한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최저임금이 무려 42% 증가하면서 인건비에 부담을 느낀 정유사들이 기존 주유소를 셀프주유소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에서 셀프주유소 수는 5245개이다. 셀프주유소가 5000개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3년 전인 2019년(3934개)과 비교했을 때 약 33%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주유소 규모(1만1499개 →1만998개)가 약 4%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자연스레 전체 주유소에서 셀프주유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났다. 2019년 34.2%에 불과했던 셀프 주유소 비중은 2021년 43%를 기록하며 40%대를 처음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47.7%까지 상승했다.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5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셀프주유소는 최저임금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증가했다. 2017년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표방하며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17년 시급 6470원이던 최저임금은 지난해 약 42% 증가한 9160원까지 올랐다. 올해 최저임금은 9620원으로 전년 대비 460원 상승했다.

알뜰주유소와의 가격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알뜰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석유 제품은 수입 제품의 관세 혜택을 받아 들여온 만큼 가격이 저렴하다. 기업들이 운영하는 주유소가 휘발유·경유를 저렴하게 판매하기 위해서는 인건비를 절감할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 간의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격”이라며 “기업들이 조금이라고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오래된 주유소를 셀프주유소로 리모델링하는 사례도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정유사들은 더욱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고자 셀프주유소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7월부터 직영 셀프주유소에 ‘주유도우미 콜 서비스를’를 시행하고 있다. 주유도우미 콜 서비스는 주유기 조작이 어려운 장애인과 임산부 고객에게 주유소 직원이 직접 도와주는 서비스이다. 사당 셀프주유소에는 옥외형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를 설치, 100여 점의 디지털 작품을 전시했다.

GS칼텍스는 서울시와 함께 서울 서초구 내곡주유소에 스마트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를 조성한다. 스마트 MFC에서는 시설 상부에 있는 5~6대 로봇이 레일을 움직여 하루 3600여 개의 상자를 처리한다. SK에너지는 지난해 소방청과 업무 협약을 맺고 ‘우리동네 응급처치소’ 사업을 하고 있다. 주유소 인근에서 사고가 나면 교육을 받은 주유소 직원이 응급처치하거나 구급 키트를 지원하는 것이다.

yeongda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