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확대로 가정용 LPG 비중 감소
“LNG와 묶여 억울” 가격 인하 압박도
서울 시내의 한 주택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와 가스계량기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 여파로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난방비 폭탄’에 대한 원성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파까지 지속지면서 각 가구가 체감하는 난방비 상승폭은 더 크게 느껴지는 실정이다.
이러한 ‘분노의 화살’ 가운데 일부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에너지업계로 향하고 있다. 특히 액화석유가스(LPG) 업계는 “도시가스로 들어가는 LNG와 달리, LPG는 산업용이나 수송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LNG와 함께 LPG가 주범으로 묶이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다.
가스업계에 따르면 국내 LPG 수입·유통시장은 민간업체인 SK가스와 E1이 양분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LPG를 중동 등에서 수입해 와서 이를 다시 국내외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LPG로 만들어지는 제품은 프로판과 부탄으로 나뉜다. 프로판은 석유화학업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과, 도시가스 배관이 설치되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가정·상업용 연료에 들어간다. 부탄은 택시나 트럭 등 LPG 차량의 수송용 연료로 쓰인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 용도별 LPG 수요 비중은 산업용이 5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수송용(26.1%), 가정·상업용(14.9%) 순을 기록했다. 우리에게 흔히 서민연료로 알려진 가정·상업용 프로판가스는 도시가스 비중이 계속 늘어나면서 일상에서는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다.
산업부는 국내 LPG 수요가 2020년 1019만t에서 2026년 1111만t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주로 산업용 수요가 늘어나는 것으로, 가정·상업용 LPG 수요 비중의 경우 기존 14.9%에서 2026년 13.8%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수송용 LPG 수요 역시 전기차와 수소차 비중이 늘어나면서 감소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민간업체가 주를 이루는 LPG와 달리 LNG는 한국가스공사가 약 80%, 민간기업이 나머지 20% 비중으로 공급되고 있다. LNG는 보급 초기만 해도 LPG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가스 공급 규모를 대폭 줄이자 LNG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작년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전년 대비 10배 이상 폭등하기도 했다. 이에 국내에서도 도시가스요금과 연동되는 LNG 수입가격이 폭등하면서 난방비 폭탄의 결정적 원인이 된 것이다.
한편 LNG 가격 급등으로 인한 반사효과로 인해 LPG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LPG 업계 관계자는 “마음대로 가격 인상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국내 LPG 공급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정한 국제 LPG 계약가격(CP·Contract Price)을 기반으로 환율과 세금, 유통 비용 등을 반영해 매월 한 차례 책정된다.
LPG 가격은 지난해 11월과 12월 연속으로 내렸고, 1월에도 ㎏당 20.55원이 내려가면서 하향안정세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1월의 경우 CP 상향으로 인해 인상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과 소비자부담 경감 등을 감안해 기업들이 정무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2월에도 LPG 가격 인하가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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