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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절 끝나길 기다렸는데…” 숨죽인 석화업계, 中 리오프닝 예의주시 [비즈360]
수익성 지표 에틸렌 스프레드 t당 62달러
손익분기점 300달러에 한참 못 미쳐
기업들 공장 가동률 낮추는 등 생산 조절
중국발 수요 회복에 따른 업황 개선 기대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롯데케미칼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석유화학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긴축 기조에 따른 수요 위축, 국내외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부담 등 업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해 중국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 전환에도 이렇다 할 수요 회복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중국의 춘절 이후 본격적인 공장 개시 등으로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은 살아있는 분위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에틸렌 스프레드는 톤(t)당 62달러로 집계됐다. 전주(164달러)보다 60% 이상 하락한 것으로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300달러에 한참 못 미친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가격으로 석유화학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낸다. 에틸렌은 플라스틱·비닐·합성고무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기초 원료다.

지난해 4월 300달러 아래로 떨어진 에틸렌 스프레드는 줄곧 내림세를 보이다가 연말께 소폭 반등해 200달러 선에서 횡보했으나 올해 들어 10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생산비용, 각종 고정비용 등을 고려하면 기업으로서는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게 오히려 손해인 꼴이다.

에틸렌 분자구조.[123RF]

이에 석유화학 기업들은 공장 가동률을 70% 수준까지 낮추면서 버티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전남 여수에 있는 118만t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에 대해 평년보다 긴 정기보수를 진행했고 보수를 끝내자마자 충남 대산의 23만t 설비를 가동 중단했다.

한화솔루션과 DL의 합작사인 여천NCC는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정기보수를 2월 말까지 연장했으며 일찌감치 정기보수를 마친 대한유화도 설비를 축소해 가동 중이다. 롯데케미칼의 NCC 가동률은 80% 수준으로 알려졌다.

올해 시장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한데다 동아시아 시장 내 석유화학 생산시설 신·증설 등으로 공급 과잉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과 부양책 실시는 긍정적인 신호다. 특히 업계는 춘절 연휴 이후 전반적인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실제 증권가에선 에틸렌 업황이 올해 상승 사이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올해 에틸렌 수요량은 1.89억t으로 전년 대비 900만t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봉쇄 완화로만 약 150만t 내외의 추가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2024년 상반기까지 중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의 설비 증설은 크게 감소해 공급 과잉 부담이 줄 것으로 봤다.

조용원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 축소 영향이 상반기까지 지속되겠지만 하반기부터 수요자의 구매 관망세가 일부 해소되고 국내 생산시설 가동률도 평년 수준을 유지하며 수출량이 증가할 전망”이라며 “수출액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 수요가 늘면서 생산량이 회복되는 등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면서 “중국발 수요 개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완전한 시장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NCC 가동 정상화가 언제 이뤄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경기가 워낙 안 좋다 보니 중국 수요가 늘어나더라도 즉각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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