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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장 1년 ‘LG엔솔’ 2차전지 시대 열고 개미 보호 기폭제
입성하자마자 시총 2위 새역사
작년 매출·영업이익 사상 최대
보호예수해제 되레 긍정 반응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에 입성한 지 27일로 정확히 1년이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 과정에서 역대 최대 증거금을 모집했고, 상장과 동시에 시가총액 2위 자리에 오르며 국내 주식 시장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갔다. 그동안 반도체 의존도가 높았던 한국 경제에 2차전지가 새로운 미래 먹거리라는 점을 알리는 신호탄으로서 역할도 했다. 또한 ‘물적분할’에 따른 피해에 개미들이 그대로 노출돼 있던 국내 증시의 오랜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 올렸고, 결과적으로 ‘소액주주 주식매수청구권’ 도입이란 결실을 맺는 자양분 역할을 하기도 했다.

▶상장과 동시에 코스피 새 역사 쓴 LG에너지솔루션=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약 120조9780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시총(약 1953조4640억원)의 6.2%를 차지했다. 3위 SK하이닉스(약 67조1950억원) 시총의 1.8배에 이르는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의 행보 그 자체가 코스피의 새로운 역사였다. 상장 즉시 시총 2위에 오른 ‘유일’한 종목이 됐고, 역대 최대 규모인 114조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처음으로 증거금 100조원 선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를 시총 3위로 밀어내고 그 자리를 LG에너지솔루션이 차지했다는 점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한국 경제의 의존도가 낮아지고, 차세대 성장 산업인 2차전지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상징하는 지표로도 읽힌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2차전지 분야 ‘대장주(株)’로서 2차전지 관련주의 약진을 맨 앞에서 이끌었다. 덕분에 코스피 전체 시총 중 반도체 2개사(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직전(2022년 1월 26일) 26.1%에서 전날 23%까지 떨어졌고, 같은 기간 2차전지 5개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LG화학·포스코케미칼·SK이노베이션)의 비중은 6%에서 12.6%로 2배 이상 치솟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총 2위 기업이 바뀐 것이 SK하이닉스의 실패로 인한 것이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 덕분”이라며 “한국 경제가 역동성을 띄고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쏘아 올린 물적분할 논란...주식매수청구권 결실=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지난 1년의 과정 속에선 ‘물적분할’의 문제를 공론화하고, 소액주주 보호 정책이 법으로 규정되는 구체적 성과가 마련되기도 했다.

물적분할이란 회사의 특정 사업부를 분사해 별도 법인으로 100% 자회사를 설립하는 형태다. 기업 입장에선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모회사의 지분 가치 희석으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난 2020년 9월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분야를 LG에너지솔루션으로 물적분할한 LG화학의 주가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소식에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전날 기준 68만5000원으로 고점(105만원) 대비 34.8%나 빠졌다.

논란이 커지면서 지난해 대선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은 모두 ‘소액주주 주식매수청구권’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새롭게 탄생한 윤석열 정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을 통해 법제화했다.

▶테슬라發 업황 개선 기대감 ↑...보호예수 해제 변수로=최근 주춤했던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주가가 다시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전날보다 3만3000원(6.82%)나 상승한 51만7000원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만 18.7%가 오르며 지난달 초 수준까지 주가가 회복된 모습이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1조2137억원으로 전년보다 57.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3.4%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6.1% 줄었다. 작년 4분기만 놓고 봤을 때 영업이익은 23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6% 늘었다.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8조5375억원, 2756억원이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3489억원을 32% 밑돌았다.

오는 30일 약 4조971억원(26일 종가 기준·총 792만4939주)에 이르는 우리사주 보호예수 물량이 풀린다는 점도 큰 변수다. 주당 30만원에 배정받은 직원들이 주당 21만7000원, 1인당 1억8488만원의 이득을 본 만큼 상당수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던 주가가 정반대로 움직이는 것은 보호예수 해제를 통해 지분을 늘리려는 외국인투자가들이 움직인 덕분으로 해석된다. 신동윤·권제인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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