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사 메탄올선 발주 확대 추세
한국조선해양 머스크 19척 수주 등 선도
머스크의 메탄올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예상도. [자료=머스크]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떠오르는 메탄올 추진선의 글로벌 인프라 확대 움직임이 감지된다. 메탄올선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한국조선해양, 대체연료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에 시장 지배력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스웨덴 예테보리항에서 최근 세계 첫 선박 대 선박(ship-to-ship) 방식의 메탄올 벙커링(연료공급)이 이뤄졌다. 유럽 여객선사인 스테나라인의 메탄올선 ‘스테나 게르마니카’가 유조선 운영업체의 메탄올 운송선을 통해 연료를 공급받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메탄올 공급사인 메탄엑스 관계자는 “메탄올이 차세대 친환경 미래 선박연료로서 기존 연료와 유사한 절차를 통해 안전하게 선적·저장·취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언급했다.
유럽 여객선사인 스테나라인의 메탄올선 ‘스테나 게르마니카’가 유조선 운영업체의 메탄올 운송선을 통해 연료를 공급받고 있는 모습. [자료=스웨덴 예테보리항만청] |
메탄올은 기존 선박유에 비해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이 적어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와 비교해 탄소배출량이 적은 것은 물론 저장·운송이 편리하고 기반시설 개조 등의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무탄소 연료인 수소·암모니아 추진선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메탄올선 시장은 팽창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친환경 선박의 7.0%는 메탄올선으로 집계됐다.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LNG선에 비해 비중은 작지만 암모니아 레디선(암모니아 연료 선박으로 개조 가능한 선박)에 이어 세 번째로 많고 같은 해 1분기(3.4%)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날 만큼 성장세가 가파르다.
메탄올선 시장에선 특히 우리 조선사들이 앞서나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최초로 대형 컨테이너선에 메탄올 엔진을 탑재했으며 덴마크 머스크로부터 수주한 메탄올선만 19척에 달한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대체 연료 선박 엔진 개발 등에 적극 움직이고 있다.
노르웨이선급협회(DNV) 집계에 따르면 현재 메탄올 추진선은 전 세계에서 총 82척이 운항·발주 중이다. 해운업계가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규제 강화 여파로 대체 연료 사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발주 물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머스크에 이어 프랑스 CMA CGM, 중국 코스코, 싱가포르 익스프레스피더스 등이 이미 메탄올선을 발주했고 메탄올선에 관심을 보이는 해운업체는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HMM도 메탄올선 발주 의향을 밝힌 바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신선종에서 초기 건조경험을 확보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데 초기 시장을 선점한 회사가 채택하는 기술이 산업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투자·개발이 친환경 연료 선박 시장 선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