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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한 푼이라도 아껴보자…계란 한 판도 나눠 사는 ‘당근 n빵’ 난리”
#. 직장인 A씨는 요즘 공동구매 총대(공동구매 결제 등을 담당하는 사람)를 메느라 바쁘다. 대량으로 구매하면 저렴한 물건들을 굳이 제 값 다 주고 사는 게 돈 아깝다는 생각을 하면서 얼마 전부터 자발적으로 공동구매를 모집하게 됐다.
A씨는 “멀리 갈 것도 없이 친구들이나 지역커뮤니티에서 ‘n빵’(전체 비용을 인원수대로 나눠 계산하는 방식)할 사람을 모집하면 한두명은 꼭 모이더라”면서 “가뜩이나 대출금 갚느라 돈도 없는데 한푼이라도 절약하려면 귀찮아도 해야지 별 수 있느냐”고 말했다.
고금리, 고물가 시대에 ‘짠테크’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급기야 식재료와 생필품 등을 나눠 사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당근마켓, 네이버 카페 등 지역 기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필요한 물건을 함께 구매하고 나눠 갖는 것. 불황이 지속되며 공동구매를 찾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근마켓 제공] |
23일 지역생활커뮤니티 당근마켓에 따르면 ‘같이사요’ 서비스 이용 건수가 지난해 12월 한 달 간 관악구에서만 론칭 첫 달(지난해 7월) 대비 137% 늘었다.
같이사요 서비스는 샴푸나 양말, 세제 같은 생필품을 비롯해 달걀, 채소, 김치 같은 식료품들을 함께 구매해 나누는 일종의 지역생활커뮤니티형 ‘공동구매’다. 관악구와 강남구, 서초구, 하남시, 강동구 등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일반적인 공동구매가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해 단가를 낮추는 식이라면, 같이사요 서비스는 1개의 제품을 사서 나눠 갖는 것도 가능하다. 서비스 게시판에는 “신선란 60구짜리를 구매하려고 하는데 너무 많을 것 같아 나누실 분 구해요”, “파김치 1㎏에 1만5000원인데 배송비 아낄 겸 같이 구매하실 분 있나요?”, “요즘 채소값이 너무 비싸서 애호박하고 가지를 같이 나눠 구매하고 싶어요” 등의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같이사요의 인기가 짠테크 열풍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높은 금리와 물가로 한 푼이라도 아껴보자는 움직임이 늘며 자연스레 같이사요 서비스와 같은 공동구매 이용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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