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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설 기획 ‘송골매 콘서트’의 의미 짚어보기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KBS2 설 특집 방송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 40년만의 비행’이 지난 21일 방송됐다. 나는 관객과 소통을 중시하는 이날 공연의 내용도 좋았지만, 킨텐스홀을 가득 메운 5천여 관객에게 특히 눈길이 갔다.

배철수는 공연 초반에 “록밴드 콘서트 사상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공연일 것이다“고 말했다. 객석에는 1980년대에 청춘을 보낸 50대부터 60대까지의 중년들이 모처럼 ‘80레전드 무대’의 흥분에 젖어있었다. 이들은 간혹 자식들인 20~30대와 함께 앉아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50, 60대들은 아이돌 공연의 관객 못지 않게 강렬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었다. 5060의 아이돌팬화라고나 할까. 80년대에 송골매가 출연했던 신촌 고고장 ‘우산속‘과 나이트클럽 등지에서 춤췄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듯했을 것이다.

송골매는 록밴드이기도 하지만 이날 무대에 올린 26곡은 록 뿐만 아니라 록발라드, 뉴웨이브, ‘이 빠진 동그라미’ ‘모여라’처럼 장르를 특정 하기 어려운 노래까지 실로 다양했다. 게다가 배철수의 멘트와 노래는 트렌디하고 익숙했으며, 구창모의 미성과 고음은 40년후에 들어도 여전히 빛을 발했다.

이선균이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불렀던 ‘아득히 먼 곳’을 부르자 드라마 주인공인 박동훈 부장의 애환이 더욱 잘 살아났다. 생활은 점점 나아지는 것 같은데, 기분은 왜 항상 헛헛할까.

송골매 노래들은 5060들의 그 느낌을 소환했다. 직장과 가정에서 열심히 일하고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청춘을 추억하면서 몸속에서 일렁이는 뭉클함을 느꼈을 것이다. 이선균은 “(여러분과 송골매가) 40년간 서로 그리워한 만큼 애틋한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했다.

송골매의 매력에 대해 잔나비 최정훈은 “기분 좋은 헐렁함”이라 했고. 유해진은 “야생의 날 것”이라고 했다.

송골매는 이날 ‘어쩌다 마주친 그대’, ‘모두 다 사랑하리’,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세상만사’, ‘처음 본 순간’ 등 히트곡들뿐만 아니라 ‘빛물‘ ’산꼭대기 올라가’ ‘하늘나라 우리님’ ‘새가 되어 날으리’ ‘구름과 나’(블랙테트라)까지 들려주었다.

편은지 KBS 제작 PD가 얘기했듯이 음악업계가 트로트나 아이돌 음악을 벗어나기 힘든 요즈음, 록밴드 송골매가 재결합을 해 40년전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당시를 추억하며, 잠시나마 그 시간으로 돌아가 정화(淨化)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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