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9부 능선 넘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남은 변수는
EU 기업결합 승인여부 내달 17일 발표
아시아나 노선 양도 전략으로 승부수
美 비중 높은 화물노선 들여다본듯

인천국제공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가 서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상훈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심사하는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가 마무리되어가고 있는 가운데 합병 승인의 키는 결국 미국이 쥐게 될 전망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심사 본심사 결과를 다음달 17일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1월 EU가 본 건에 대해 사전 심사에 돌입한 지 2년여 만이다.

EU 본심사를 통과한다면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의 9부 능선을 넘게 된다. 현재 양사 기업결합 심사는 EU를 비롯한 미국, 일본 등 필수신고국 3곳과 임의신고국인 영국 1곳 등 총 4개국이 남은 상태다.

대한항공은 그간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가별 상황에 맞춰 아시아나항공의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현지 항공사에 넘겨주는 전략으로 대응해 왔다.

영국의 경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 슬롯 전부를 현지 항공사인 버진애틀랙틱항공에 남겨주는 제안을 영국 경쟁시장국(CMA)이 수용하면서 승인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사전 심사에만 2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EU 경쟁당국의 승인 역시 이같은 전략이 유효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항공업계에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천~파리 노선 슬롯을 다른 항공사에 배분하기로 하면서 이를 토대로 EU가 본심사에 착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경우 기업결합에 대해 기술검토를 충분히 해야한다는 요지 외엔 현재로선 부정적 기류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양사 결합의 마지막 변수는 미국이 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세계 항공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고, 승인 문턱도 가장 높은 편으로 꼽히기 때문에 합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분수령으로 꼽혀왔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독과점 우려에 대한 추가 검토를 이유로 지난해 11월 심사 기간을 연장했다. 대한항공은 경쟁제한성을 완화하기 위해 국내와 미국 항공사들의 서울~미주 노선 운항 확대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미국에선 여객 슬롯보다도 화물 슬롯에서의 독과점 해소 방안을 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화물 운송 실적은 각각 세계 19위, 29위다. 양사가 합병하면 세계 7위 수준으로 올라서게 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슬롯을 내주고 기업결합 승인을 받는 데 대해 부정적 시각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어차피 이런 딜이 아니면 결국은 파산이기 때문에 정부나 대한항공 입장에선 어떻게든 마침표를 찍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awar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