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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우의 위기…미국산 소고기는 수입량·점유율 최고치 [K-푸드, 통할까]
미국 소고기 관련 사진 [미국육류수출협회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한우 가격 하락 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2008년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 개방 이후 지난해에 수입량과 점유율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산 소고기는 6년 연속 국내 수입육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22일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소고기 수입량은 47만4511t(통관 기준) 중 미국산 소고기는 25만6910t을 기록하며 소고기 수입육 시장에서 54.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전년 대비 2.8% 상승한 수치로 수입액은 25억4098만달러(약 3조1381억원)였다. 한국이 수입하는 소고기는 국가별 비중이 ▷미국(50% 이상) ▷호주(30%대) ▷뉴질랜드(5%대) 순이었다.

미국육류수출협회는 이 같은 미국산 소고기 인기의 배경으로 캠핑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고기를 즐기는 식문화가 확장되고 미국산 소고기 인식과 구입 의향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미국육류수출협회는 한국갤럽과 지난해 하반기 실시한 ‘소고기 소비자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12%가 소고기 소비량과 관련한 질문에 ‘늘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소비량의 증가 이유로 29.2%의 응답자가 ‘영양보충’이라고 응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높아진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품질 단백질 공급원인 소고기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사에서는 미국산 소고기를 섭취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낸 응답자가 70.2%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육류수출협회 로고. [미국육류수출협회 제공]

미국산 소고기의 소비 증가의 원인으로는 배경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도 있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해 7월 고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민생안정 방안으로 호주, 미국 등 수입소고기 10만t에 대한 무관세(할당관세) 적용했다. 당시 정부는 지난해 7월 20일부터 12월 31일까지 무관세(기존 호주 16.0%, 미국 10.6%)를 적용해 가격 하락를 유도한 바 있다.

미국산 소고기 인식을 바꾸기 위해 미국육류수출협회는 관련 행사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에도 미국육류수출협회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하고자 이마트 전 지점에서 미국산 업진살을 100g당 정상가 대비 50% 이상 할인된 99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국산 소고기인 한우의 가격은 하락 국면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0일 한우 평균 도매가격(지육경락가, 1++A)은 1만7053원으로 전년(2만5180원) 대비 32% 하락했다. 계속되는 한우값 하락에 13일에는 경북 예천의 한 한우농가가 경영난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도 발생했다.

9일 오전 서울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한우 100마리! 파격 할인 행사’가 열리고 있다. 농협유통은 한우 출하량 증가와 소비감소로 하락한 한우가격 때문에 힘든 축산농가를 돕기 위해 11일까지 한우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합]

한우의 위기는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황명철 전국한우협회 한우정책연구소 부소장은 16일 발표한 ‘2023년 한우산업 위협요인과 농가경영 안정 방안’ 자료에서 올해 한우산업의 3대 위협요인으로 ▷도축두수 증가와 경기침체로 인한 소와 송아지 가격 하락 ▷생산비 상승 ▷탄소중립 가속화를 꼽았다.

한우협회는 무관세 수입 소고기 물량의 증가를 비롯해 사육 두수 증가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한우값 폭락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우협회는 20일 성명문을 내고 “사료값은 농가 경영비의 50% 정도로 생산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농가의 생계 안정을 위해 사료업계는 가격을 인하해달라”고 촉구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한우 수출과 대규모 할인행사를 지원, 급식·가공업체 수입산 원료육의 한우 고기 대체 등을 통해 신규 소비처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20일 설명자료를 통해 “수출 물량·수출국 확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한편 농가 경영비 부담 완화를 위해 사료 구매자금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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