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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터바·아이스크림에도 넣는 ‘전통과자 아이돌’이 있다 [K-푸드, 통할까]
지난해 12월에 올라와 화제가 한 유튜버의 ‘기적의 약과 튜닝’ 영상, 20일 기준 조회수가 135만회를 넘었다.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과거 각종 연회나 명절 상차림에 빠지지 않은 것이었다. 전통 상차림이 쇠퇴하면서 잊혀지는가 싶더니 레트로 열풍에 다시 떠오르고 있는 ‘이것’. 약과(藥果) 얘기다.

22일 온라인마켓 플랫폼 아이디어스에 따르면 19일 기준 설 명절 식품 검색어 1위는 ‘약과’가 차지했다. 약과 검색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전체 검색어 중에서도 1위인 ‘설날 선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시작된 약과 돌풍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감미료를 발라 더 달게 먹는 ‘약과 튜닝’ 튜닝, ‘약게팅(약과를 구하는 게 티케팅만큼 어렵다)’까지…. 약과 돌풍이 불며 신조어도 생겨나고 있다.

약과의 재탄생이 일어나고 있다. 결을 살려 만드는 페스트리 약과(개성약과), 약과 버터바, 약과휘낭시에, 약과 푸딩 등 기존 약과를 활용해 다른 디저트와 접목한 제품들도 인기를 얻고 있다. 약과와 아이스크림을 섞은 컬래버 제품인 ‘이정도는 약과지(라벨리)’ 컵 아이스크림도 인기다. 지난달 출시된 ‘이정도는 약과지(라벨리)’는 GS25 편의점에서 이달 매출이 전월에 비해 35%(일평균 매출 기준) 증가한 상태다.

아이디어스에서 지난해 설 시즌에 판매된 약과 관련 제품은 2021년 619개에서 2022년 935개로 증가했다. 최근 2년간 약과류 매출도 연평균 54% 성장하며 디저트 시장 확대의 주력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온라인마켓 플랫폼 아이디어스에서 판매되고 있는 ‘카페에스더’ 작가의 약과버터바 제품. [아이디어스 캡처]

약과는 조과(造菓)류의 하나로 우리말로는 ‘과줄’의 한 종류다. 과줄이란 꿀과 기름을 더한 반죽을 판에 박아서 모양을 낸 후 기름에 지진 과자를 의미한다. 강정, 다식 등도 과줄에 해당한다. 약과는 과거 연회상이나 명절 상차림에 빠지지 않는 대표 간식이었다. 약과는 고려시대 육류 등을 대신해 제사 음식으로 올라가기도 했다. 현대에 들어서며 전통 상차림이 쇠퇴하면서 사라져가는 한식 중 하나가 됐다.

온라인마켓 플랫폼 아이디어스에서 판매되고 있는 ‘봄방학_프로젝트’ 작가의 약과 휘낭시에 제품. [아이디어스 캡처]

MZ세대는 약과를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만들어 공유하기도 한다. 한 유튜버는 자신의 채널에 ‘기적의 약과 튜닝’이라는 37초 분량의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다. 구입한 약과의 단맛을 끌어올리기 위해 감미료를 발라 전자레인지를 돌려먹는다는 자신의 비법을 소개했다. 한 달 만에 이 영상은 135만뷰를 넘었고 댓글을 통해 각자의 ‘약과 후기’를 나누는 소비자들도 있다.

식문화 전문가인 조미숙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레트로 트렌드와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먹방(먹는 방송)’ 문화를 약과 돌풍의 배경으로 봤다. 조 교수는 “서양 디저트류에 익숙해진 젊은층이 전통 약과의 쫀득하고 고소한 맛을 재발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먼서 “젊은층이 모디슈머(창조형 소비자)로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형태나 맛을 변형하는 재미를 느끼는 것도 (약과 돌풍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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