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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웰니스, 뛰는 이들⑩] “세계인이 찾고싶은 곳 신안, 천사(1004)의 섬에 초대합니다”
박우량 신안군수의 남다른 ‘신안 사랑’
1004개 섬으로 이뤄진 신안은 힐링 최적지
“햇빛과 바람을 연금으로 받는 수혜의 섬”
‘청년이 돌아오는 임대사업’ 의미있는 성과
최고 유산 생물다양성 자랑하는 신안갯벌
천혜의 아름다운 바다·건강한 먹거리 제공
웰니스 관광지로 통하는 신안. 신안은 나무와 풀이 없는 21개 섬을 제외한 1004개의 아름다운 섬으로 이뤄져 ‘천사의 섬’으로 불린다. 박우량(사진 속 오른쪽) 신안군수는 토박이로, 힐링의 섬의 재도약을 견인하고 있다.

[전문] 웰니스(Wellness)는 웰빙(well-being)·행복(happiness)·건강(fitness)의 합성어다. 2000년대 이후 등장한 개념으로 신체·정신·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최근 들어 국민 개인의 입장에서는 생애주기별 다양한 지원정책을 통해 신체·정신건강 증진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코로나19 등 감염병 위기, 저출산·고령화, 청년 유출 등의 원인으로 인구소멸이 거론되고 있는 지방정부 또한 사회적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분주하다. 헤럴드경제는 우리나라 농산어촌을 중심으로 지방정부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들에게 힐링을 선사할 수 있는 다양한 웰니스 콘텐츠를 발굴해 소개한다. 본지는 지난번 5회에 걸쳐 ‘웰니스 행정’의 프런티어를 인터뷰한 바 있다. 이번에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병훈 위원장, 중앙정부 및 유관기관 관계자 등을 만나 ‘ 건강한 국민, 행복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그 배경 철학을 들어봤다.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정리)·글=양정원 웰니스 팀장] 전남 신안군은 유인도 72개, 무인도 953개 등 크고 작은 1025개의 섬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 섬이 가장 많은 자치단체인 것은 물론이고 전국 섬의 30%가 이곳에 집중돼 있다. 그 중 나무와 풀이 없는 21개 섬을 제외하면 1004개다. 이에 신안군은 ‘천사(1004)섬’이라는 브랜드 마케팅으로 섬마을 핸디캡을 극복해나가고 있다. 인구 3만8000명이 채 안되는 작은 어촌이 한해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기적의 중심에 이곳 토박이인 박우량 신안군수가 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신안군수에 당선된 그는 재선에 성공한 뒤 2014년 선거에선 중도 사퇴했다. 주소지를 옮기면서 남은 기간 군수직도 내놓았다. 암 투병 중인 아내의 병간호를 위해서였다. 일본 오사카 법학대학원 유학 시절과 수많은 선거에서 그림자처럼 내조한 아내는 이듬해 먼저 세상을 떠났다. 이후 그는 2018년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청년 전략 공천을 함에 따라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당선됐고, 지난해 다시 재선에 성공해 첫 4선 신안군수가 됐다.

박 군수는 “이제 신안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인이 가보고 싶은 섬으로 자리 잡았다”며 “섬에 사는 것이 자랑스럽고 누구나 와서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안은 유엔 등 세계가 인정하고, 국내 지자체가 주목하는 지방자치 선도지역이다. 햇빛·바람연금 지급, 갯벌 개체굴 목장 조성, 청년임대 어선제도 실시 등으로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이주하고 있다. 신생아 출생률 전남 2위, 전입인구 전국 5위 지역이다. 섬을 아름답게 가꾸면서도 주민이 편하게 살 수 있고 소득도 충분히 일구면서 자연과 생활여건을 개선하는 일, 즉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 신안군의 철학이다. 신안(新安)이라는 이름 속에 담긴 ‘새로운 편안함’과도 일맥상통한다.

▶“천사의 섬으로 놀러오세요”=천사의 섬 신안군은 1004개의 아름다운 섬으로 이루어진 웰니스 관광지다. 2018년 한국의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된 증도는 신안군의 대표 산물인 천일염으로 유명하다. 천일염은 그동안 식용으로만 사용됐지만 이를 이용한 해양 힐링센터가 가동 중이다. 천일염 스파, 온열 찜질, 소금동굴 등 관광객들이 바다 테라피를 직접 경험하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

전남의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기점소악도의 순례자 길은 칠레 산티아고 순례길에 온 것 같은 도보 여행지로, 노둣길로 연결된 섬들 사이를 걸을 수 있다. 넓게 펼쳐진 갯벌은 다양한 생명의 공간을, 사시사철 꽃이 피는 섬은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지구의 심장인 바다는 천혜의 아름다움과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박 군수는 지난달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7차 생물다양성 세계지방정부 정상회의에 다녀왔다. 생물다양성 협약의 효과적 이행을 위해 지방정부의 역할 및 과제,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다. 박 군수는 지속가능발전 지방정부협의회장 자격으로 참석해 신안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생물다양성을 위한 노력을 세계에 알렸다.

신안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며 신안군은 유네스코 생물보존지역이다. 신안갯벌의 생물은 2000여 종으로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생물다양성을 자랑한다. 여러 새들의 휴식지와 먹이터로 이용되고 있다. 신안군은 섬마다 정원을 조성하고 주민들에게 생태교육을 실시해 건강한 갯벌 유지, 철새와의 공존을 위해 힘쓰고 있다.

신안군의 최우선 목표는 주민의 소득 여건 개선이다. 이를 위해 농어촌형 생활 및 관광 인프라 구축, 도서낙도 기초생활 에너지 공급망 구축, 신재생 에너지 사업과 연계한 주거환경 시설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생활인구 유출방지 및 관계인구 유입정책도 추진 중이다. 소형어선, 개체굴 양식, 작물재배시설 등 공공임대사업으로 비용부담을 줄이고 청년어선 어구 구입비 지원, 김 왕새우 개체굴 양식 등 전략소득사업을 육성해 소득 증대 및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 신재생 에너지 이익공유제와 연계한 햇빛, 바람 연금 지급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이 결과 7년 만에 인구 증가로 소득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감염병, 안전사고 만반의 대비=신안군은 각종 사고에 대비해 상황보고 체계를 구축하고 운영을 철저히 하고 있다. 재난발생 시 현장, 유관기관, 지자체 간 빠른 연락 및 보고를 위해 통신단말기를 이용해 매일 유관기관 정기교신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다중밀집시설 대형화재 및 건축물 붕괴 재난 대응 훈련을 실시해 유관기관, 민간시설, 군민들의 훈련 역량을 강화했다.

또한 군민의 안전의식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화재, 산불, 감염병 등 안전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으며 예방접종 독려,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캠페인을 계속하고 있다. 박 군수는 “기술발전과 기후변화, 사회구조 다변화 등으로 재난 발생 빈도 및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재난대응의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재난업무 인력충원 및 전문성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현재 신안군은 ‘1도 1뮤지엄’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12곳을 이미 조성 완료했다. 세계적인 작가를 유치할 수 있는 뮤지엄 4곳 이상이 마련됐다. 도초도 대지미술관, 비금도 바다미술관, 자은도 인피니또 조각미술관, 안좌도 플로팅뮤지엄이 그것이다. 뮤지엄마다 문화예술 축제를 연중 개최하고, 연 1회 이상 특별전을 유치한다. 뮤지엄은 지역민들을 위한 상시 문화예술 교육시설로도 활용된다.

신안군은 1004섬을 해양역사 문화 산업 측면에서 상징성 역사성 문화성 자원성 차별성 지속성 등을 갖춘 세계적인 해양생태관광 중심지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2018년부터 6년 계획으로 추진하는 ‘사계절 꽃피는 바다 위 정원’ 사업. 섬들을 푸르고 아름답게 가꿔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외지인에게는 매력적인 관광명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신안갯벌은 지난 10월에 갯벌 세계자연유산 보전본부 건립지로 최종 선정됐다.

▶균등한 복지와 수준 높은 교육=신안군은 섬마다 균등한 복지를 실현하고자 마을회관을 이용한 공동급식을 지원하고 있다. 읍면별 1개 소 이상의 거주지에서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는 소규모 요양원 건립도 추진 중이다. 노후화된 마을노인회관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하고, 의료접근성이 취약한 4곳에 건강증진센터를 건립했다. 수준 높은 교육을 위한 지원사업으로 어린이집이 없는 읍면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대 설치했다. 저출산 문제 극복과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맞춤형 교통복지로 편리한 신안을 만드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교통 기본권 확대를 위해 총 22개의 해상교량이 필요한데 1986년 안좌도와 팔금도 연결을 시작으로 2021년 개통된 임자대교까지 40여년에 걸쳐 13개의 해상교량이 설치돼 14개 읍면 중 8개 읍면이 육지화가 됐다. 나머지 6개 면 중 비금~암태 연도교 건설, 장산~자라 연도교 건설사업이 조기 착공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여객선 야간운행 및 전국 최초 버스공영제를 완료했다.

신안군은 풍부한 수산자원을 소득 전략사업으로 육성한다. 청정갯벌에서 생산돼 각종 미네랄과 철분, 칼슘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명품 천일염이 대표상품이다. 이익만을 생각하지 않고 품질관리를 위해 생산시기, 생산시설의 청결, 인권교육 등 많은 노력을 해왔다.

청년이 돌아오는 어선 임대사업을 2019년부터 운영 중이다. 사업 시작 3년여 만에 총 22억 원의 소득을 올렸다. 임대 어선을 11척에서 40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 군수는 “신안군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군민들에게는 윤택한 생활환경을, 관광객에게는 다채롭고 힐링이 되는 신안 여행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안군은 어떤 곳=신안군은 전국 최초로 신재생 에너지 개발이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이익공유제를 2021년 4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대기업의 이익독점 방식을 탈피하고 공적자원인 태양광과 바닷바람을 이용한 개발이익을 주민들에게 나눠준다. 안좌면 신재생 에너지를 통한 기본소득 평생연금 실현을 시작으로 태양광 해상풍력 사업의 주민 참여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증세 없는 복지 실현과 에너지 연금을 실현해 초고령화와 생산인구 감소로 위기를 겪고 있는 농어촌 인구소멸에 대안이 됐다는 평가다.

신안군은 현재 추진 중인 태양광 1.8GW, 해상풍력 8.2GW 발전시설이 완료되는 2030년에는 연간 3000억 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이며 군민 1인당 600만원 정도의 연금 형태 이익이 공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신안군에는 김환기 화백(1913~1974)과 김대중 전 대통령(1924~2009)의 생가가 안좌도와 하의도에 각각 있다. ‘한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20세기 한국의 대표 화가인 김 화백은 동양 철학을 모더니즘에 접목한 독보적인 예술로 전 세계에 명성을 높였다. 그의 고택은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김 화백의 부친이 백두산 원목 홍솔을 두만강을 이용해 운반하고 서울에서 도편수를 데려와 건축한 가옥이다. 김 전 대통령 생가는 앞쪽으로 염천 체험장이 있으며 탐방로와 소금 전시관을 이용할 수 있다. 신안군은 내년 김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장사~신의~하의도를 잇는 연륙 연도교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 다리가 완공되면 신안군은 내륙과 다름없게 된다.

7toy@heraldcorp.com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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