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주 LG 사이웨이
美 생산 기지 투자애 도로명으로 화답
경계현(왼쪽)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 하이웨이 표지판을 들고 기념촬영(좌)하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 LG 하이웨이 표지판 모습(우) [각 출처 경계현 사장 인스타그램, LG전자] |
[헤럴드경제=김민지·김지헌 기자] LG에 이어 삼성 이름을 딴 고속도로가 미국에 생겼다. 글로벌 침체 속에서도 미국 동남부 생산 시설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윌리엄슨 카운티장 빌 그라벨께서 부지 앞 도로를 ‘삼성 하이웨이’로 명명하고 도로 표지판을 선물로 주셨다”며 빌 그라벨 카운티장과 함께 도로 표지판을 든 사진을 올렸다.
경 사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CES 2023 일정을 마치고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부근의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건설 현장을 찾았다. 170억달러(22조원)을 투자한 500만㎡ 규모다. 앞서 윌리엄슨카운티는 삼성의 투자에 대한 화답의 의미로 부지 인근 왕복 4차선 도로를 ‘삼성 하이웨이(Highway)’로 명명한 것이다.
미국 텍사스주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현장 [경계현 사장 인스타그램] |
경 사장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테일러시의 공사는 온 트랙(on track)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면 팹(Fab)이 완공되고, 내년이면 그곳에서 미국땅에서 최고 선단 제품이 출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양산 시점을 내년으로 못 박은 셈이다.
텍사스주, 윌리엄카슨카운티 등 미국 지자체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재산세 감면 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와 함께 인프라도 지원하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LG전자의 세탁기·건조기 제조 공장을 찾아가는 길에 'LG 고속도로' 표지를 볼 수 있었다. 김지헌 기자. |
텍사스주에 삼성 하이웨이가 이제 막 생겼다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는 LG 하이웨이가 있다. 지난 2018년 LG전자가 ‘클라크스빌 공장’을 가동한 것을 기념해 테네시 주정부가 붙여준 도로명이다. 이 도로를 따라 5.5km를 달리면 연면적 9만4000㎡(약 2만8435평), 대지면적 125만㎡(약 37만8125평) 규모에 이르는 LG전자 북미 생활가전 시장의 선봉 기지가 나온다.
테네시 공장에는 누적 투자금액 3억9000만 달러(약 4840억원)가 투입됐다. 3개 라인에서 각각 드럼세탁기, 통돌이세탁기, 건조기를 생산한다. 연간 세탁기 120만대, 건조기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다. LG전자는 해당 부지를 20년간 무상 임대받았고, 세금 감면 혜택도 별도로 제공받았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LG전자 공장에서 있는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세탁기와 건조기의 외관 커버 등 무거운 부품을 들어올리고 있다. [LG전자 제공] |
특히, 지난 13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하는 ‘등대공장’의 자리에 올랐다. 등대공장이란,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것으로 평가되는 공장들을 의미하는 용어다. 한국 기업이 세운 해외 공장이 등대공장에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 테네시 공장은 첨단기술이 총 집약된 지능형 자율공장으로 구축됐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고 로봇을 활용해 공정을 자동화했다.
류재철 LG전자 H&A업본부장 사장은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미국에서 현지 생산을 늘려 프리미엄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건조기 생산라인을 신설했다”며 “고도화된 생산체계를 기반으로 제품을 안정적으로 적기 공급해 북미에서의 세탁·건조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