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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올린 이유는? [머니뭐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새해부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에는 ‘불안한 물가’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물가상승세가 한풀 꺾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5%대의 물가는 한은의 통화 긴축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전기요금 및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돼 물가상승 압박은 더 커지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13일 열린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현재 연 3.25%인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로써 한은은 지난해 4월 이후 7차례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하게 됐다. 이는 사상 처음이다.

앞서 2020년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 26일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다.

그 뒤로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이날까지 약 1년5개월 사이 0.25%포인트씩 여덟 차례, 0.50%포인트 두 차례, 모두 3.00%포인트 올라갔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7.71(2020년=100)로, 작년보다 5.1% 올랐다. [연합]

해가 바뀌고도 한은이 인상 행진을 이어간 것은 무엇보다 아직 물가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5.1% 오르며, 1998년 외환위기(7.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오르면서 전기·가스·수도는 무려 12.6%가 상승해 통계 편제가 시작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인서비스 역시 1년 전보다 5.4%가 오르며, 1996년(7.6%)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올 상반기까지 높은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며, 당분간 물가안정 위주의 통화정책에 힘쓸 것이라 재차 강조했다.

무엇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가 4.1% 오르고, 또 다른 근원물가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도 3.6% 상승했다.

한은으로선 금리를 더 올려 물가상승을 조일 수밖에 없는 수치다. 통화정책 주요 변수로 고려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8%로, 여전히 높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앞으로 1년간 물가상승 기대감을 담아, 실제 물가를 밀어올릴 수 있어 통화당국이 주시하는 지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현재 연 3.25%인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올렸다. [연합]

지난해 12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으로 1.25%포인트까지 벌어진 한국(3.25%)과 미국(4.25∼4.50%)의 기준금리 차이도 기준금리 인상 결정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1.25%포인트는 2000년 10월 1.50%포인트 이후 두 나라 사이 가장 큰 금리 역전폭이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특히 한미 금리 격차 탓에 환율이 더 뛰면 어렵게 정점을 통과 중인 인플레이션도 다시 들썩일 수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같은 수입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날 한은의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1.00%포인트로 좁혀졌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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