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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CPI發 국내증시 ‘훈풍’…연준의 공포는 ‘마음 속 물가’ 기대인플레 [투자360]
CPI 둔화에도 뉴욕증시 제한상승
여전히 높은 서비스물가 주목
주거비는 안정화 전망
연준 기조변화시 기대인플레 자극
‘실물세계→심리영역’ 전환으로 물가잡기 어려워져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동월대비 6.5%)이 예상치에 부합, 실제로 인플레이션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물가 약화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이는 한국 금리 상승에도 제동을 걸어 국내 증시의 상승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12일(현지시간) CPI 발표로 미국의 3대 증시(다우·S&P500·나스닥) 모두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CPI 둔화에도 오름세가 제한적이었는데, CPI 결과가 예상치와 일치, 이미 선반영한 것 외에 추가 재료가 되지 못했다. 또 CPI 내 상품 물가는 빠른 내림세를 보인 반면 임금이 포함돼 진정시키기가 쉽지 않은 서비스물가는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시장이 주목했다.

그동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던 에너지, 곡물, 자동차 등의 물가가 잡히기 시작하면서 CPI는 하락세로 접어들었는데 서비스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주거비 역시 조만간 안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은 질로우(Zillow) 임대료지수가 CPI 임대료 가격 지수에 12개월 정도 선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질로우 지수의 전년동월비 상승률이 지난해 4~5월 정도 형성됐음을 고려시 올 2분기 초 이후에는 주거비에 의한 서비스 물가 상승 압력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향후 관건은 임금 상승률의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금은 다른 물가와 달리 한 번 오르면 다시 떨어지기가 쉽지 않다. 특히 최근의 임금 상승은 은퇴자가 많아지면서 노동시장의 경색된 영향이 큰데, 은퇴자가 증가한 데에는 코로나19 이후 연준의 돈풀기 정책으로 자산 가격이 크게 상승한 영향이 적지 않다. 이에 연준이 주목하고 있는 지표는 기대 인플레이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대 인플레이션이란,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물가가 어느 수준으로 상승할 것인지를 바라보는 ‘마음 속 물가’인데 실제로 시장금리는 이에 따라 움직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의 경우 발표되는 실제 지표 수치 뿐만 아니라 서베이 또는 시장에서의 직접적인 프라이싱을 통해 내러티브 변화에 크게 기여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이라는 중간 매개가 존재한다”며 “실제 지난해 채권시장에서는 기대 인플레이션의 추이에 따라 시중금리가 움직임을 나타냈고, 기대 인플레 동향과 거의 유사한 궤적이나 변곡점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손익분기인플레이션율(BEI) 지수(5년 기준)의 경우 지난해 3.5%를 돌파했다 현재는 2%대 초반까지 안정화된 모습이다. 하지만 자칫 연준이 금리정책에 변화를 주는 기색이라도 보일 경우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 자산시장의 랠리를 부추기고 이는 다시 임금 상승률을 높여 물가가 반등하는 악순환이 발생될 수 있다. 그동안의 물가가 전쟁, 공급망 등 실물 세계의 요인으로 상승했다면 앞으로는 통제가 어려운 심리의 영역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준도 금리 인상이 경기에 주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지만, 자칫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발언에 극도로 신중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1일 파월 연준 의장이 스웨덴 연설에서 연준의 긴축기조를 ‘인기 없는 정책’이라 평가한 것에도 이같은 갈등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이같은 시장이 연준의 이런 ‘속내’를 파악했기 때문에 최근 들어 연준의 입장과 대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연준이 올 상반기 중 금리인상을 종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연준은 그동안 CPI 상승률이 정책금를 하회하는 순간부터 금리 인상을 중단해왔다”며 “4월에 발표되는 3월 CPI부터 연준 정책금리를 하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이 2월 0.25%포인트 인상을 끝으로 금리인상이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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