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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버리지 ‘대박’ vs 곱버스 ‘쪽박’…‘경기 회복’ 향한 구리 박사님 점괘, 현실은? [투자360]
11일 LMS 3월물 국제 구리價 t당 9124.50달러…작년 6월 이후 처음 9000달러 선 돌파
中 리오프닝 따른 원자재 강세 현상 덕분…시장의 경기 반등 전망에 ‘킹달러’ 완화 기대감
최근 3개월 레버리지 ETN 7종 평균 수익률 36.8%…곱버스 ETN 7종 평균 -37.2%와 대비
골드만삭스 “구리價 연내 t당 1만1500달러 돌파할 것”…단기 반등 그칠 것이란 지적도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제 구리 가격이 약 7개월 만에 톤(t)당 9000달러 선을 넘어섰다. 각종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지개를 켠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 중국의 움직임 덕분이다. 구리는 경기 회복 국면에서 정확히 가격이 오르고, 경기 침체 국면에서 가격이 내리는 탓에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란 의미에서 ‘닥터 코퍼(Dr. Copper·구리 박사)’라 불린다.

이런 흐름 속에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경기 침체 전망이 잇따르며 구리 가격이 바닥을 헤매던 가운데서도 경기 회복과 연착륙 가능성에 베팅, 구리 선물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경기지수증권(ETN)에 돈을 넣은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와 경착륙 가능성에 베팅한 투자자들에게 완승을 거둔 모양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물 국제 구리 가격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S)에서 t당 9124.50달러에 거래됐다. 종가 기준 9000달러 선을 웃돈 것은 지난해 6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구리 가격은 ‘제로(0) 코로나’로 불리는 중국의 초고강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지난해에만 약 14% 하락한 바 있다.

최근 구리 가격의 급등 요인은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원자재 강세 현상에 따른 것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연준 주요 인사들의 잇따른 ‘긴축’ 엄포에도 연말께 ‘피봇(pivot·금리 인하)’을 통해 긴축 기조를 완화, 경기 침체 리스크를 제거할 것이란 시장 전반의 전망이 경기 반등과 ‘킹달러(달러 강세)’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낳으며 구리 가격을 밀어 올렸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를 앞서는 상황이란 점은 구리 가격 연동 파생 상품의 수익률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구리 선물 가격 상승률보다 2배씩 상승하는 ‘레버리지’ ETN 7종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36.8%로 상승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곱버스(인버스 2X)’ ETN 7종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 -37.2%와는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구리 선물 가격을 그대로 추종하는 ETN 4종과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ETN 3종의 평균 수익률도 각각 17%, -17.6%로 나타났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구리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현재 최저점 대비 40%가량 수익률을 기록 중”이라며 “(닥터 코퍼라 불리는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경기가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 완화 과정에서 코로나19 대규모 감염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중국이 이번 고비를 넘긴 후 본격적으로 리오프닝에 박차를 가하고, 잇따라 발표했던 경기 부양책을 본 궤도에 올린다면 장기적으로 구리 수요가 더 늘고 가격도 더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구리 사용량 중 약 50%를 중국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에 골드만삭스 그룹은 구리 가격이 연내 t당 1만15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구리 가격의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해 강 연구원은 “이미 바닥과 비교했을 때 구리 가격이 많이 오른 상황에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 단언하긴 어렵다”면서도 “구리 재고가 적은 편인 현 상황이 구리 가격에 가해지는 하방 리스크를 제어하는 방지턱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리 가격이 단기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마르쿠스 가비 맥쿼리 금속·원자재 전략 수석은 “(중국의) 건설 부문이 매우 취약하다”며 “신규 건설 부문에서 얼마나 개선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최진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2023년 전체를 놓고 본다면 구리 가격은 ‘상저하고(上低下高)’가 예상되며, 경기 사이클 상 지금은 여전히 하락 구간인 만큼 구리에겐 가장 취약한 시기”라며 “중국의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보단 과거 발표한 각종 정책의 후행적 반영 여부가 중요해질 것이다. 중국 정부의 각종 부양 정책이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책 효과는 2~3분기 구리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현재 나타나고 있는 구리 가격 상승 현상이 중국을 제외한 미국·유럽 등 글로벌 전체의 경기 회복을 보여주는 척도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서방 세계가 경기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오히려 구리 등 원자재 투자 수요 확대를 견인하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콜린 해밀턴 BMO 캐피털 마켓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中 경기 회복과 달리 美·유럽 등 침체 가능성 때문에 투자자들이 금속 익스포저 늘리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은 달러 약세에 상승,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1900달러 선을 넘어섰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2월물 금가격은 1.15%(21.55달러) 오른 온스당 1900.45달러에 거래됐다. 이후 금값은 1900달러 선을 오르내리는 중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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