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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미들, 연초 주식 팔고 채권으로?…열흘만에 벌써 1조 순매수 [투자360]
1~11일 1조1730억원 순매수
전체 투자자 중 개인 비중 11.9%
금투세 불확실성 해소·은행 예금금리 하락에 채권으로 눈 돌려
게티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연초부터 회사채 등 고금리 채권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새해 들어 예금 금리를 속속 낮춰 연 5%대 상품을 찾기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아직 금리가 높은 채권시장으로 투자 수요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순매수한 채권 규모는 약 1조17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외국인·기관을 포함한 전체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규모(9조8310억원)에서 개인투자자의 순매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11.9%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금·보험 등이 채권을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1조7100억원이었다. 개인은 새해 들어 불과 열흘 만에 지난달 전체 순매수 규모의 약 70%를 사들인 셈이다.

이달 개인이 주로 사들인 채권은 국고채나 서울도시철도·경기지역개발 등이 발행한 공사채, 한전채 등이다. SK하이닉스·대한항공·현대자동차·GS리테일 등 일반기업 회사채나 각종 은행·캐피탈·카드채 등도 골고루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주춤했던 개인의 채권 순매수세가 연초 되살아난 것은 금융권의 예금 금리에 실망한 투자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10∼11월 연 6.5%에 육박하는 고금리 예금을 판매했지만 최근에는 연 5.5%가 넘는 금리 상품마저 사라진 상태다. 한때 연 5% 전후였던 시중은행 예금 금리도 최근 3%대까지 내렸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새해 들어 은행 예금상품의 금리가 빠르게 내리고 그마저도 1년짜리 단기상품이 대부분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2∼3년 만기의 4∼5%대 금리가 나오는 우량 회사채 쪽으로 수요가 몰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연말까지 계속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개인들의 채권 투자 수요가 회복됐다는 시각도 있다. 금투세는 채권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금융투자상품에서 일정 금액(국내 상장 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이 넘는 수익이 발생하면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올해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작년말 여야 협상 끝에 시행을 2025년까지 2년 유예하기로 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투세가 도입됐다면 양도소득 250만∼3억원 구간에서 22%, 3억원 이상 구간에서는 27.5%의 세율이 적용될 상황이었다”며 “금투세 유예가 확정될 때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매수세 위축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해 들어 상대적으로 소액의 투자금으로 쉽게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도 활발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채권형 ETF 설정액은 2조3300억원 이상 늘었고 올해 들어서도 열흘 남짓한 기간에 이미 6150억원 정도 증가했다.

오창섭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은행 예금 금리는 기대에 못 미치고 주식시장은 불안한 반면, 채권 금리는 현재 레벨이 높은데 앞으로는 떨어질 일만 남았다고 판단, 신용도가 높은 크레디트 채권을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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