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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만간 반등” vs “대세 아니다” “다시 가열된 ‘집값 바닥’ 논쟁
‘1·3대책’ 긍정론속 엇갈린 시선
서울 일부 호가 올리고 매물 거둬
서울 용산구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마포구와 영등포구 일대 아파트와 빌딩들. 임세준 기자

지난 3일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계기로 시장의 분위기가 다소 개선되자 ‘집값 바닥’ 논쟁이 재가열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정책이 나온 만큼 조만간 집값이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보이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인 만큼 현 상황은 일시적 회복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1일 잠실 등 서울 일부 지역에서 호가를 올리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가 나타나는 등 시장의 분위기는 확연히 바뀐 모습이다. 온라인 부동산 매물현황에서는 지난해 19억원대 두 차례나 거래됐던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이 이제 21억~22억원대 물건들만 올라와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도 전용 84㎡ 기준 최저 16억3000만원으로 15억원대는 매물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16억원이었던 일부 매물은 ‘1·3 대책’ 기점으로 4000만~5000만원씩 호가가 올랐다.

지표도 반등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도는 35주만에 상승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첫째 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4.1로 지난주(63.1)보다 1.0포인트 올라 5주 연속 이어진 역대 최저치 행진을 마감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전주 대비 상승한 것은 지난해 5월 첫째 주(91.1)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도 업계와 전문가는 여전히 시장의 바닥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이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기 위해서는 “금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거래량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추세적으로는 하락이다. 규제지역 해제만으로 분위기를 바꾸기는 쉽지않기 때문”이라며 “특히 금리가 올라간 상태로 머물고 있으면 힘들다. 변곡점은 금리를 내린다는 시그널이 있어야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도 “시장 거래활성화를 위해 정책을 내놓은 건데 긍정적인 신호는 갈 수 있다. 다주택자들이 주택 매입을 일절 생각 못했는데, 규제가 완화됐으니 입지 좋은 곳의 미계약분, 급급매 등을 매수하면서 거래량이 붙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얼어붙은 시장을 녹일 정도는 아니며, 자산가 위주로 움직임은 있으나 아직 대세는 아니다”면서 “주담대 금리 7~8%대에서는 대출을 풀어도 대부분 감당 못하는 상황이라 여기서 금리가 반토막은 나야 관망세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정도에는 괜찮아질 것이라 보고있다”면서 “돈 있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 중요한데, 최근 집값 떨어지는 상황도 그랬지만 순식간에 분위기가 확확 바뀌는 상황인 만큼 한은이 금리 인상을 멈춘다는 신호라도 오면 금방 매수세기 붙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전반적인 경기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규제 완화가 발표되고 문의전화가 반짝 늘어나긴 했다”면서도 “여전히 관망이 많고 매물을 거둬들이지도 않는다. 수출 등이 부진하며 경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니 걱정”이라며 “둔촌주공 계약률이 괜찮게 나오고, 그 뒤에도 상황이 악화되지 않으면 그때서야 긍정적인 기대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예비 매수자도 아직 매수를 결정하기에는 이르다는 반응이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상반기 일시반등은 할 것 같은데 고금리가 길어질 것으로 보여 최소 연말까지 기다리겠다”며 “금리가 추가로 더 오를 것도 같은데 금리압박에 못버티고 내놓는 매물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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