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orld Bank)의 2023년 지역별 성장률 전망.[기획재정부 제공]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세계은행(World Bank)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1.7%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6월에 비해 1.3%포인트 대폭 하향조정한 것으로, 최근 30년간 3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고물가와 각국의 통화긴축 정책 등으로 세계경제가 올해도 회복 국면에 진입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기획재정부는 세계은행이 10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을 발표하고 이같은 전망치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전망에 따르면 세계경제 성장률은 시장환율 기준으로 1.7%로 지난해 6월 전망 대비 1.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2009년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침체를 겪은 2020년을 제외하면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세계은행은 성장률 전망의 하향조정 이유로 주요 선진국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긴축 정책을 펼쳤고, 이로 인해 투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까지 겹치며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내 20개 국가), 중국 모두 취약한 상태이며 이들 경제의 파급 효과가 신흥 경제와 개도국이 직면한 어려움을 더 가중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미국의 성장률을 기존 전망보다 1.9%포인트 낮은 0.5%로 하향했다. 1970년 이후 공식 침체 기간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유로존의 경우에도 1.9%포인트 하향하면서 성장이 정체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2.7% 성장률을 기록한 중국은 올해 4.3% 성장률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확산과 외부 수요 약화를 반영해 작년 6월보다 0.9%포인트 낮췄다.

중국을 제외한 신흥 경제와 개도국의 성장률은 작년 3.8%에서 올해 2.7%로 둔화할 것으로 봤다.

동아시아·태평양을 종전 5.2%에서 4.3%로 낮춘 것을 비롯해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1.9%→1.3%, 중동·북아프리카 3.6%→3.5%, 남아시아 5.8%→5.5%,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3.8%→3.6% 등으로 모두 하향 조정했다.

세계은행은 “2020년 팬데믹 위기 이후 3년만에 경기침체 재진입의 위험이 커져 하방리스크 관리를 위한 국제공조 강화가 필요하다”며 “특히 추가긴축,,신흥개도국 금융취약성, 중국 성장둔화, 지정학적 갈등, 기후재해 등 하방리스크로 인해 경기침체 확산·불황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경기침체 위험 회피와 채무 부실화 방지에 중점을 둬 통화정책 협의·취약계층 지원·개도국 부채관리·기후변화 대응 등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